비노파-후단협등 제3세력 "어디로 가나…"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8시 44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간의 단일화 합의는 대선 정국의 제3지대에 놓여 있던 다양한 형태의 반창(反昌)-비노(非盧) 세력들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민주당 비노파 움직임〓우선 노 후보와 명확한 선을 그어왔던 민주당 내 비노 중진들과 후보단일화를 명분으로 탈당한 ‘대통령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소속 의원들은 대부분 단일화 합의를 환영하고 나섰다. 그러나 뉘앙스는 사뭇 달랐다.

평소 ‘평화개혁세력’에 의한 정권재창출 논리를 펼쳐온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는 17일 성명을 내고 “단일후보의 당선을 위해 총력전을 전개할 것”이라며 ‘누가 됐든’ 단일후보를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내가 제안한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단일화 방식이 채택돼 보람을 느낀다”면서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과 상의해 보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그는 평소 노 후보의 ‘급진’ 노선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견지해 왔던 터라 차제에 정 후보 지지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후단협 소속 의원들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진로 선택을 놓고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탈당 의원들 중 “앞으로 변수가 많으니 좀더 관망해보자”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정 후보 지지를 선언하자는 의견과 노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경우 차라리 노선 차이를 내세워 하나로국민연합의 이한동(李漢東) 후보와 손을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신당 결성파 움직임〓민주당 탈당 의원, 자민련 등과 함께 중도개혁신당 창당을 모색해 온 이인제(李仁濟) 의원도 당초 이번 주 초 탈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으나 상황 변화에 따라 다시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공동 생존을 모색해 온 자민련 및 이한동 후보 역시 단일화 정국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민련은 18일 의원총회를 열고 후단협 의원들과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나 교섭단체 구성에 참여하자는 결론이 내려질지는 불투명하다.

이한동 후보는 노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노 후보 노선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자신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으나, 탈당 의원들을 비롯한 비노 세력들이 어디로 갈 것인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이한동 후보, 이인제 의원은 16일 함께 골프회동을 갖고 진로 문제를 논의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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