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단일화 논의 시작부터 '벽'

  • 입력 2002년 11월 1일 15시 23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대선후보 단일화에 대한 민주당내 요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 의원은 1일 단일화 수용 방침을 적극 밝히면서도 경선은 현실적 제약을 이유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반면 노 후보는 정책노선 차이와 경선에 대한 견해차를 이유로 단일화론에 회의적 입장을 밝힘에 따라 단일화 논의는 시작부터 벽에 부딪히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높다.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며 단일화 수용 방침을 천명했으나, 단일화의 방식과 관련해서는 "민주주의에서 제일 좋은 것은 합의가 아니냐"고 말해 캠프 일각의 경선수용론을 사실상 거부했다.

정 의원측이 '노무현 흔들기' 차원에서 경선론을 제기하고 있다는 노 후보측 주장과 관련, 정 의원은 "지지율이 다소 떨어진다고 정략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고 일축한뒤 "단일화는 후보간 합의에 의해 결정해야 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반면 노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수용 여부는 미뤄놓고(차치하고), 정 의원과의 정책적 차이가 엄청나게 크다. 또 경선도 없이 단일화를 하자는 것은 원천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채정(林采正) 정책본부장도 "노 후보는 국민과 함께 (경선으로) 뽑은 후보"라며 "(후보 단일화론을) 실체도 없이 어마어마하게 몰고가는 의도에 의문이 있다. 단일화보다 한 쪽의 지지율 추락을 막기 위한, 양쪽을 '2중(中)'으로 묶어놓으려는 공작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