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 총리지명자 청문회]능수능란한 장대환

  • 입력 2002년 8월 27일 18시 38분


장대환(張大煥) 국무총리 지명자는 장상(張裳) 전 지명자의 경우에 비해 제기된 각종 의혹은 더욱 많았지만 청문회 대응전략은 훨씬 노련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평이다. 청문회 자체에 대해서는 특위위원들의 준비 부족 등으로 ‘부실 청문회’의 한계를 여전히 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련해진 답변 태도〓장 지명자는 26일 “청문회에 나오기 전에 ‘조금이라도 자신있게 대답하면 의원님들에게 혼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내가 왜 의원님들을 화 나게 하겠느냐”고 말했다. 장상 전 지명자의 공격적인 답변 태도가 특위 위원과 지켜본 국민을 자극해 인준 거부의 빌미를 줬다는 판단에서 한 얘기였다.

실제 장상 전 지명자는 7월29일 청문회 첫날에는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도 “죄송하다”며 몸을 낮췄으나, 둘째날에는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법정에서 범인 다루듯 하지 말라”며 정면으로 맞섰다. 그는 위장전입 의혹을 캐묻는 심재철(沈在哲) 의원에게 “(심 의원의 일방적 주장을) 국민 여론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의원님의 선거운동이다”고 반격을 가하기도 했다.

반면 장 지명자는 시종일관 핵심 의혹 사안을 제외한 대부분 질의에 대해 “죄송하다. 이제라도 고치겠다. 앞으로 잘 하겠다”며 저자세로 일관했다.

그러나 그는 27일 오전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에게 부탁해 (언론 세무조사의) 고발대상에서 제외된 게 아니냐”는 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 의원의 추궁에 “박 실장과 개인적 친분이 없다. 이는 분명히 속기록에 넣어달라”며 한때 흥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그 이상의 감정적 대응을 자제했다.

▽부실해진 청문회〓장상 전 지명자 때에 비해 청문회 열기가 떨어진 데는 특위위원들의 준비 및 열의 부족이 주된 요인이란 지적이 많다.

실제 특위위원들은 언론의 사전검증 내용을 재확인하는 데 급급했고, 장 지명자가 상당수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른 것으로 안다. 더 알아 보겠다”며 노련하게 빠져나가자 더 이상 매서운 추가 질문을 던지지 못했다. 증인 신문도 체계적인 준비 부족으로 수박 겉핥기에 그쳤다는 평이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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