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추위 철도연결 다른 속내 "경의선부터" "동해선 먼저"

  • 입력 2002년 8월 27일 18시 29분


제2차 남북경협추진위원회의 최대 현안인 경의선 및 동해선 철도 연결 문제는 남북의 관심이나 이해관계를 뛰어넘는 사안이다. 경의선은 중국으로 연결되고 동해선은 러시아 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북아의 물류지도를 바꿀 수도 있다.

우리 정부는 연내 완공 가능성이 높은 데다 서울과 평양을 직접 연결한다는 상징성도 큰 경의선에 협상의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북한은 동해선 연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급진전하고 있는 북한-러시아 관계의 공동관심사도 동해선을 통한 한반도종단철도(TKR)와 TSR의 연계수송망 구축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3일 북-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는 중국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 철도연결사업을 따와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북한도 대부분 구 소련의 지원으로 건설된 산업 및 발전시설을 재가동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기술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우리의 경우 앞으로 투입될 공사비용만 따진다면 경의선이 동해선보다 유리하다. 경의선은 남측 구간 공사가 이미 끝났지만 동해선은 용지매입 등 첫걸음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의선이 연결되면 개성공단 건설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교통개발연구원은 ‘TSR 현황 및 한반도 연결에 따른 파급효과’ 보고서에서 “경의선이 연결되면 2006년의 경우 남북간 전체 물동량 339만3000t(추정)의 절반 정도인 169만6000t가량이 철도를 이용해 이동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동해선에도 상당한 매력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동해선을 통해 TSR와 연결되면 유럽까지 갈 수 있다. 비용면에서도 ㎞당 컨테이너 운송비용이 TSR를 이용하면 0.03달러가 드는 반면 중국의 철도를 이용하면 0.15달러나 들기 때문이다. 다만 동해선 남측 단절 구간인 군사분계선∼강릉까지의 127㎞를 이으려면 2조원 이상을 투입해야 하며 시간도 7∼8년이나 걸린다. 초기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결국 단기적으로는 경의선이, 장기적으로는 동해선이 낫다는 계산이지만 정부는 어느 쪽이든 빨리 연결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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