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국회' 장기화 가능성…院구성 시한 하루前

  • 입력 2002년 5월 23일 18시 42분


16대 국회 후반기 원(院)구성 전망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국회의장단 선출시한(25일)을 이틀 남겨둔 23일 현재까지도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이해관계가 팽팽히 맞서 국회 지도부 공백사태가 6·13 지방선거 이후로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22일 원 구성 협상을 시도했으나 의원 빼가기 및 정계개편 등을 둘러싸고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이다.

정 총무가 함석재(咸錫宰) 의원의 자민련 탈당을 두고 “원 구성에 앞서 다른 당 의원을 빼가는 것은 국회를 힘으로 지배하려는 한나라당의 책략이다”고 포문을 열자, 이 총무는 “함 의원 탈당은 개인 문제로 한나라당이 인위적으로 간여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양당은 또 국회의장과 운영위원장을 서로 자기 몫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회 운영은 다수당 중심”이라는 논리를, 민주당은 “그래도 여당”이라는 논리를 각각 내세웠다.

이 총무는 결국 23일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에게 ‘25일 국회 등원’ 방침을 알리며 민주당측을 압박했다. 이 의장은 이 자리에서 “의결정족수인 135명이 본회의에 출석한다면 법을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 의원 전원(133명)에 2명만 더 출석하면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 선거를 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현재 자민련과 무소속 의원들이 한나라당에 동조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25일 본회의 개회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국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나라당은 의장단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고, 민주당은 당내 갈등 수습 문제가 있어 양당이 원 구성 문제를 지방선거 이후로 넘기는 데 합의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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