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완씨 수사관련 여야 공방]"이회창후보 20만달러 밝혀야"

  • 입력 2002년 5월 22일 19시 19분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2일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검거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장남 정연(正淵)씨의 병역 논란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양당 모두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지만 정쟁(政爭)중단 호소가 무색할 만큼 서로 흠집내기에 몰두하는 양상이었다.

▽김희완 수사 논란〓‘최규선(崔圭善) 게이트’의 핵심인물인 김씨 수사와 관련, 양당은 엇갈린 방향에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최성규(崔成奎)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의 ‘최규선 도피 대책회의’와 ‘밀항권유설’의 전말을, 민주당 측은 최규선씨의 한나라당에 대한 20만달러 제공설의 진상을 파헤칠 것을 각각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김씨의 전격 검거가 민주당 측과의 모종의 거래에 따른 것 아니냐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허태열(許泰烈) 기획위원장은 “김씨의 기획도피 기간 중 (민주당 측과) 말을 맞춰놓은 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홍업(弘業)씨가 관리해온 대선잔금문제로 권력비리가 확대되는 시점에 ‘기획체포’한 것 같다”며 김씨 체포가 한나라당에 불리한 증언을 끌어내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도 “행여 일부 정치검찰이 불순한 의도를 갖고 진실을 왜곡하려 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며 최규선-김홍걸(金弘傑)-김희완으로 이어지는 비리의혹 커넥션의 ‘본질적 의혹들’에 대한 엄정수사를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 정범구(鄭範九) 대변인은 논평에서 “20만달러 문제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해찬(李海瓚) 의원도 기자실을 방문해 “최씨가 20만달러를 제공한 사실을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대표 송재빈(宋在斌)씨와 김씨뿐만 아니라 제3자에게도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건의 진상이 드러날 것”이라고 가세했다.

▽정연씨 병역 논란〓민주당은 한나라당 측이 전날 정연씨 병역비리 및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전화를 한 데 대해 ‘검찰협박 공세’라고 비판했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 앞서 “한나라당이 검찰에 전화해 수사에 간섭한 전례를 남긴 것은 대단히 유감이다. 검찰이 엄정중립 상태에서 정치권의 간섭 없이 의혹을 풀 수 있도록 한나라당도 협조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전날 ‘정쟁성 논평’을 내지 않겠다던 대변인실 분위기도 일변했다. 이용범(李鎔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후보의 아들은 ‘수사의 성역’이고 ‘제왕의 아들’이냐. 대통령 아들이 구속된 마당에 이 후보 아들이 수사의 성역일 수 없다”며 “검찰도 협박에 굴하지 말고 원칙과 소신대로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남 대변인은 “진상이 무엇인지를 물어보는 것을 갖고 ‘협박’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검찰을 ‘한나라당의 시녀’라고 말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한 대표는 검찰이 민주당 손아귀에 있어야 정상이라고 보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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