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검찰총장 인선 長考 "능력도 따지고 출신지역도 보고…"

  • 입력 2002년 1월 16일 18시 26분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이 정식 사표를 제출한 것은 15일이지만, 청와대는 이미 11일부터 신 전 총장의 퇴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후임 인선에 대한 기초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검찰총장 인선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 검찰총장은 최악의 위기상황에 처한 검찰을 추스르고 임기 말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김 대통령이 인선에 각별히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올해는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로 정치적 격변이 예상되는 만큼 검찰총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김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면서 이를 원만하게 관리할 수 있는 인물을 찾다 보니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연두기자회견(14일)에서 공정인사를 강조한 뒤 첫 번째로 하는 인사라는 점도 부담으로 느끼고 있는 듯하다. 김 대통령은 이번 인사만큼은 출신지역 논란이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동안 검찰총장 후보로 빈번하게 거론돼 온 김경한(金慶漢) 서울고검장과 이명재(李明載) 전 서울고검장도 모두 TK(대구-경북 지역) 출신.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16일 오후까지도 “검찰총장 인선과 관련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언론의 예상보도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일부 언론의 추측성 내정보도로 인선구도가 더 꼬이게 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오홍근(吳弘根)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기자들에게 “검찰총장 내정자 결정은 한 분(대통령)만이 한다”며 언론보도에 대한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표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청와대의 기류가 전해지면서 전남 출신인 김승규(金昇圭) 법무부차관과 충남 출신인 김각영(金珏泳) 대검차장, 서울 출신인 한부환(韓富煥) 대전고검장 등도 검찰총장 후보군에 다시 포함돼 거론되기도 했다.

윤승모 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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