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반대당론 확정]신승남총장탄핵 부결 가능성

  • 입력 2001년 12월 6일 18시 36분


여야 3당은 6일 의원총회를 열어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 탄핵소추안에 대한 각각의 당론을 확인하고 관철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캐스팅 보트를 쥔 자민련이 탄핵 반대 방침을 재확인한 데다 민주당이 표결 불참 가능성을 시사, 탄핵안 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나라당〓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자민련에 대한 설득 작업을 당부하면서도 “자민련이 검찰총장의 국회 불출석 시 탄핵 주장을 하다가 도망갔다”며 “계속 설득하겠지만 도망가는 사람에게 계속 매달릴 수 없다”고 말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도 “온 국민이 지탄하는 파렴치한 검찰총장의 탄핵 처리를 방해하는 행위는 국민을 배신하는 역사적 범죄 행위”라며 자민련을 비판했다.

박종웅(朴鍾雄) 의원은 “대통령이 신 총장을 두둔하고 감싸주니까 신 총장이 그 뒤에 숨어서 방자한 짓을 하고 있다”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화살을 돌렸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이제 국민은 더 이상 신 총장을 검찰총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상수(安商守) 의원은 의총에서 “자민련이 뛰쳐나간 데는 뭔가 자민련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아닌가 반성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지도부가 독선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민련〓정진석(鄭鎭碩) 대변인은 탄핵 반대 당론을 확인한 뒤 “이번 결정은 자민련이 얼마나 똘똘 뭉쳐 있는가를 국민 앞에 보여주고 어느 누구도 더 이상 건드리지 못하게 경고하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학원(金學元) 원내총무는 “만에 하나 우리 당에서 이탈표가 나올 경우 심대한 타격이 예상되지만, 당당히 표결에 임해 부결시킬 것”이라고 말했고, 정우택(鄭宇澤) 정책위의장도 “한나라당의 회유에 넘어갈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의원들도 “이번 탄핵안 표결로 이회창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의 9월 정책공조 합의는 사실상 백지화됐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한광옥(韓光玉) 대표는 의총에서 “모든 문제를 정치적 쟁점으로 삼아 국회 운영에 차질을 초래하는 데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상수(李相洙) 원내총무는 “한나라당이 공권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마각을 드러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표결에 참여할 것인지에 대해선 “비책이 있지만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동선(安東善) 의원은 “탄핵안이 법적으로 성립되지 않는데도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보고하고 표결을 강행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이만섭(李萬燮) 의장을 비판했다.

▽이만섭 의장〓이 의장은 6일에도 ‘법대로 처리’를 강조했다. 여야 합의가 최선이지만, 합의가 안 되면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상정하도록 국회법이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소웅(黃昭雄) 의장비서실장은 “정쟁에 휩쓸리지 않고 법을 지켜나가겠다는 의장의 소신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송인수·박성원·윤종구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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