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탄핵안 발의-정치권 긴장]신승남탄핵 정면출동

  • 입력 2001년 12월 5일 18시 27분


출근 - 신승남 검찰총장
출근 - 신승남 검찰총장
한나라당이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 탄핵소추안을 5일 국회에 전격 제출함에 따라 정치권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국회 과반 의석에 1석 못미치는 한나라당은 자민련의 지지를 얻어 탄핵안을 가결시킨다는 방침이나, 자민련이 이에 부정적 반응을 보여 한나라당의 +1표 확보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자민련=공식 당론은 6일 의원총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나 김종필(金鍾泌) 총재가 탄핵 반대 견해를 밝혀 당론이 반대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 검찰총장 탄핵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고,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까지 검찰 공백 상태가 생긴다는 게 김 총재의 반대 이유.

의원들도 한결 같이 탄핵 반대 의사를 밝혔다. 소속 의원 15명 중 미국을 방문중인 오장섭(吳長燮) 사무총장을 제외한 14명의 의견을 물어본 결과 12명은 '반대한다', 2명(함석재·咸錫宰, 안대륜·安大崙)은 '당론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이양희(李良熙) 이재선(李在善) 의원은 탄핵 시 정국이 경색되고 공적자금 수사 등 검찰의 산적한 업무수행이 불가능해진다 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또 김학원(金學元) 원내총무는 "남이 장에 간다고 우리도 같이 뛰어갈 수는 없다"고 말했고, 정진석(鄭鎭碩) 대변인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그간 행태를 보건대 신뢰하기 어려워 행동을 같이 하기 어렵다는 불신이 깊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는 "소속 의원 136명 전원이 이탈자 없이 투표에 참여해 탄핵 의지를 밝힐 것"이라며 "자민련도 그동안 검찰권 전횡 문제를 심각하게 지적해 온 만큼 동의하는 의원들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이회창 총재는 "우리 당은 국민의 뜻을 받들면서도 몸만 사리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해야 할 소리는 반드시 하고, 관철시켜야 할 것은 반드시 관철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민주당이 지난번 박순용(朴舜用) 전 검찰총장 탄핵안을 무산시켰던 것처럼 이번에도 무리한 방법을 쓰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이상수(李相洙) 원내총무는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되는 사유가 있어야 탄핵이 가능한 검찰총장을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 국회 불출석 등을 이유로 탄핵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정치공세"라고 비난했다. 그는 물리적 방법도 동원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최악의 경우 그 방법을 사용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단 탄핵안을 법사위로 회부해 타당성 여부를 조사하게 하는 식으로 시간끌기 작전을 쓰거나, 아예 탄핵안 표결을 몸으로 막는 방법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장=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은 "탄핵안을 언제 국회에 보고할지에 대해선 먼저 여야 간 협의절차가 있어야 할 것이나, 여야 합의가 안될 경우 법에 따라 공정히 처리할 것이다. 탄핵안 보고를 지연시킬 수 없다"며 탄핵안 표결 강행 의사를 밝혔다.

<송인수 박성원 윤종구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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