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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29일 0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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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7시부터 2시간반 동안 서울시내 모 호텔에서 극비리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당정개편 시기를 놓고, ‘지금 당장 해야 한다’ ‘서두를 필요 없다’는 엇갈린 주장을 내놓았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같은 주제로 갑론을박이 벌어졌었고, 이날도 역시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이날 회의는 한광옥(韓光玉) 대표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면담(26일)하고 난 직후 후보 조기가시화와 연말 당정개편에 대해 당과 청와대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낸 것처럼 비치자 이를 해명하기 위해 한 대표가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즉각 당정개편을 해야 한다. 우리 당은 국민의 정당인데 민심이반이 명확한 이상 이를 끌어안아야 한다.
▽김중권(金重權) 최고위원〓민심이반이 확인된 이상 화답할 의무가 있다. 재·보선에서 국민이 보여준 메시지가 무엇인가. 기왕에 당정개편을 할 것이라면 지금 당장 하는 것이 낫다.
▽김기재(金杞載) 최고위원〓연말에 하는 것과 지금 하는 것은 효과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빨리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당정개편을 한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또 당정개편을 하는 것은 무리다. 재·보선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고 하지만 민심이 떠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었나. 차분하게 하나하나 문제들을 풀어나가야 한다.
▽신낙균(申樂均) 최고위원〓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기국회 회기 중이라는 점도 고려해야겠지만 우리에게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것이 아니다.
▽김근태 최고위원〓조기 전당대회 관련 기사가 일제히 실렸는데 대표가 이를 대통령에게 건의했나.
▽한 대표〓그 문제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는 했지만 대통령이 명확히 대답한 것은 아니다. 조기 전당대회가 당 방침인 것도 아니다. 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니 더 이상 그 얘기를 꺼내지 말자. 11월3일 청와대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것을 논의하자.
한 참석자는 정동영(鄭東泳)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도 즉각 당정개편 주장에 동조했다고 전했다.
<윤종구기자>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