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테러 오명 벗을 기회인데…"

  • 입력 2001년 10월 19일 18시 40분


미국 테러 참사와 미국 주도로 진행 중인 대 테러전쟁이 남북 및 북미관계의 진전에 걸림돌이 될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9일 “북한이 국제적인 대 테러 공조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데다 남한의 대 테러 경비태세를 이유로 이산가족 상봉을 연기한 것은 국제정세를 ‘기회’로 활용하지 못하는 태도”라며 안타까워했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 있는 7개국 중 수단과 시리아가 대 테러 전쟁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약속함으로써 미국의 ‘환심’을 사고 있는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라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지적. 수단과 시리아는 이런 태도 변화의 덕으로 내년에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해 “북한의 체제 유지나 경제 발전을 위해 국제금융기구의 지원이나 차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테러지원국이라는 오명을 벗는 것이 선결과제”라며 북한측의 안목 부족을 안타까워했다.

그런데도 북한은 16일 유엔에서 “남한의 유엔사령부는 유엔이 아닌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만큼 유엔의 이름과 깃발을 모두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대미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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