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 갈등 갈수록 증폭

  • 입력 2001년 9월 6일 23시 12분


당정 개편 과정에서 민주당과 청와대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양상이다.

발단은 청와대 인사 중용설. 6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를 견제하는 내용의 발언이 나왔고 4일 의원연수회에서도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당·정·청 개편만이 사는 길’이라며 청와대 인사 중용설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이에 대해 청와대측은 “당이 너무 나가는 것 아니냐”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에 대해 당이 왈가왈부하는 게 올바른 태도냐”는 식의 반응을 보여왔다.

6일 오후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 유임과 한광옥(韓光玉) 대통령비서실장의 당대표 내정설이 알려지면서 당·청 갈등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당장 일부 최고위원들이 “당과 최고위원들의 건의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은 인사”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김중권(金重權) 대표는 자신이 ‘쇄신대상’으로 지목한 한 실장의 대표 내정설에 대해 심각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최고위원들은 ‘당의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인사가 나면 흔쾌히 수용하고 단합할 것’이라고 미리 다짐한 상태. 이는 여권의 전반적인 위기의식과 관계가 있다.

다만 정풍운동을 주도한 경험이 있는 초 재선 의원들은 다를 수 있다. 초선의원 12인 모임인 ‘새벽 21’ 소속의원 중 일부는 벌써 집단행동에 돌입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모임 간사인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한광옥 당대표 내정은 우리의 당정쇄신 요구에 정면 위배되므로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철·윤종구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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