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대표연설]'난국'엔 공감…해법 제각각

  • 입력 2001년 6월 5일 19시 06분


이총재와 이양희 사무총장(왼쪽)최병렬 부총재와 박상천 최고위원
이총재와 이양희 사무총장(왼쪽)
최병렬 부총재와 박상천 최고위원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민주당 한나라당 자민련은 정국에 대한 인식과 해법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날 연설은 또 3당 대표가 아닌 중진들이 나섰고, 연설도 과거와는 달리 하루만에 릴레이식으로 마쳐 눈길을 끌었다. 의원들은 새로운 대표 연설 방식에 대해 “시간이 절약돼 효율적”이라고 공감하면서도 “3당이 자존심 싸움 때문에 사무총장까지 대표연설에 내보낸 것은 문제”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치분야〓민주당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인기 영합주의와 집권을 위한 무한투쟁”이라는 말로 한나라당의 정치행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최고위원은 “우리나라 정당간 집권경쟁에는 공정한 ‘게임의 룰’이 없다”며 정쟁 중단을 촉구했다.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부총재는 “이 정권의 국가운영 방식은 제왕적 통치와 천박한 포퓰리즘(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주의)의 결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난국 대책으로 대통령의 당적이탈, 3당공조 포기, 인사쇄신 등을 제시했다.

3당 대표연설 비교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
시국 인식제왕적 통치방식이 국정위기 초래만성적 정치불안으로 국정리더십 약화대권싸움으로 정치 경제불안 초래
난국 타개책김대통령 정권재창출 집착 버려야 정쟁중단과 경제·남북문제 초당적 대처 결단필요내각제 필요. 정치혁신위 구성해야
경제회생방안경제논리에 입각해 경제정책 재검토해야구조조정 지속 추진해 설비투자 촉진해야시장경제체제를 확실히 보장해야
재벌정책불합리한 기업활동 규제는 혁파해야확고한 개혁원칙아래 기업활력 불어넣어야각종 규제완화에 대한 재계건의 수용해야
의약분업정책실패 인정하고 수정, 재검토할 필요 있다국민불편 최소화 노력 계속할 것선택분업 포함해 탄력성있는 제도 강구해야
중산층·서민대책전월세 인상 막고 서민주거 안정시켜야임대주택활성화 강구하고 물가안정시켜야실업대책과 1직장 1보육시설 조기완비해야
대북정책햇볕정책 전략적 후퇴 필요미국은 적극적 대북협상 나서고 북한도 유연해져야안보태세 견지하면서 서둘지 말고 교류해야

자민련 이양희(李良熙) 사무총장은 “경제불안과 실업 등에 대한 책임은 공동정부가 과녁이 되고 있다”면서도 “한나라당도 국정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양비론을 취했다.

▽경제정책〓원인, 진단, 대책면에서 시각차가 드러났다. 민주당은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재벌 개혁에 대한 원칙 고수를 강조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기업활동 최대한 보장과 국가개입 최소화를 주장했다. 자민련은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현 정권의 핵심 재벌개혁 정책에 대해 “과감하게 재계의 건의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여야간 국가부채규모 논란도 있었다. 박상천 최고위원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에 의하면 우리 채무는 119조7000억원”이라고 했지만 최병렬 부총재는 “직접채무와 보증채무, 4대 연금의 잠재적 채무를 포함하면 나라 빚은 천문학적인 액수”라고 주장했다.

▽남북문제 및 영해 침범〓민주당은 “대북 화해 협력정책은 민족적 당위”라며 미국측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대북협상을, 북한에 대해서는 유연한 접근을 촉구했다. 그러나 북한 상선의 영해 침범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나라당도 다소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햇볕정책이라고 해서 진전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때로는 후퇴하는 전략적 접근도 필요하다”고 말하고 조속한 북-미대화를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북한 상선의 영해침범에 대해서는 “명백한 도발이자, 국권유린”이라고 규정하고 정부의 무해통행권 인정을 “안보 포기”라고 비난했다.

▽사회·기타〓민주당은 의약분업 과정에서의 시행착오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사과했고, 공교육 내실화를 위해 교육여건 개선을 약속했다. 한나라당은 “중앙언론사 세무조사를 즉각 종결짓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신문고시 부활계획도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은 “교원 정년을 현행 62세에서 63세로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영찬·박성원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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