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서울상봉 남북父子 평양서 재회

  • 입력 2001년 4월 10일 23시 55분


조용관씨(오른쪽)가 아들 경제씨(가운데)가 지켜보는 가운데 남측 친지와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동아일보 자료사진]
조용관씨(오른쪽)가 아들 경제씨(가운데)가 지켜보는 가운데 남측 친지와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동아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8월 1차 이산가족 상봉 때 북측 방문단의 일원으로 서울에 왔던 북한 공훈과학자 조용관(趙鏞官·79)박사와 그의 아들 경제(璟濟·53·호주 시드니 거주)씨가 상봉가족 중 처음으로 다시 만나게 됐다.

경제씨는 10일 “아버님을 뵙기 위해 17일부터 21일까지 평양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14일 아내와 함께 서울로 간 다음 중국 베이징(北京)을 거쳐 평양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서울에 머물고 있는 여동생 경희(璟姬·51·호주 멜버른 거주)씨도 평양 방문길에 동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씨의 이번 방북은 그가 호주 시민권자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해 호주와 북한이 국교를 재개하자 경제씨는 호주에 있는 북한 명예영사를 통해 평양 방문을 신청했고, 지난달 방북신청 4개월만에 “방북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은 것.

그는 “아버지가 사시는 집을 꼭 가보고 싶지만 그쪽 사정을 몰라 일단 평양 고려호텔을 예약을 해뒀다”며 “호주산 양모 이불과 지난번 상봉 때 찍은 비디오 테이프, 보청기 등을 선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호주에 이민한 덕에 재회를 하게 됐지만 다른 이산가족들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다른 가족들도 재상봉의 날이 오기를 빈다”고 덧붙였다.

현재 북한에서 방직기술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조박사는 전북 장수군 출신으로 1950년 6·25전쟁 발발 직후 인민군에 입대하면서 당시 두 살이던 경제씨와 갓난아기였던 경희씨 남매를 남겨두고 단신으로 월북했다. 조씨가 월북하자 간호사였던 부인 김부선씨는 경제씨 남매를 키우다 67년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경제씨 남매는 94년 호주로 이민을 갔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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