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위원장 6·25 책임 없다"…황태연 교수 발언 파문

  • 입력 2001년 2월 27일 17시 59분


민주당 국가경영전략연구소 부소장인 황태연(黃台淵)동국대교수가 27일 "6·25전쟁은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유아시절 발발한 전쟁인 만큼 김위원장은 전쟁에 책임이 없고, 따라서 사과할 일이 아니다"고 발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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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수는 이날 국회 여야의원 연구모임인 21세기 동북아 평화포럼 (회장 장영달·張永達민주당의원) 주최로 열린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과 그 영향'이란 주제의 토론회에 참석,이같이 발언했다.

황교수는 이 자리에서 김위원장 답방과 관련, 6·25 침략전쟁 및 KAL기 폭파사건에 대한 사과요구가 있음을 지적한 뒤 침략전쟁이나 여객기납치, 테러 등은 '사과'의 사안이 아니라 '국제법적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황교수는 "김위원장이 KAL기 폭파를 지휘했다는 증거도 없고 조사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여객기테러같은 국제범죄는 사과와 용서의 사안이 아니라 때가 되면 인류의 보편적 법체계가 소정의 법적 절차를 통해 소추하게 될 국제사법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KAL기 사건에 대해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은 "'사과하면 면죄해주자'는 것을 전제로 하는 황당한 주장일 뿐 아니라 국제법적 무지의 소치"라면서 "(사과문제는)당분간 덮어두는 것이 2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과 평화협정 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교수는 이날 오후 자신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과거 동서독간 국경총기사건을 인용하며 "동독의 호네커가 최고 발포명령자였지만 서독은 통일전에는 한 번도 사과요구를 하지 않았고, 통일후 독일사법부가 소추해 사법처리했다"며 "내 주장이 한나라당의 (사과요구보다) 훨씬 강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야 "황교수 발언은 망언"▼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27일 성명을 통해 "'6.25전쟁과 KAL기 폭파사건에 책임이 없다'는 황교수의 발언은 망언"이라고 비판하고 "온 국민은 분노와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장 부대변인은 "동족상잔의 민족사적 비극을 초래한 6.25 전쟁은 북한에 의해 자행된 반인륜적 만행으로 북한은 반드시 전 민족 앞에 사죄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자민련 "분노와 경악" 비난▼

자민련 유운영(柳云永) 부대변인도 이날 황 교수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연구소 부소장을 겸하고 있는 황 교수가 김정일 위원장이 6·25 전쟁과 KAL기 폭파사건에 책임이 없다고 한 망언에 온 국민은 분노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정부는 이러한 망언의 재발을 방지하고 국민적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마땅히 취해야 하며, 황 교수는 국민 앞에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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