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에게 '쓴소리' 할까…2일 청와대서 최고위원회의

  • 입력 2000년 12월 1일 19시 51분


민주당은 1일 서울 마포구 서교호텔에서 서영훈(徐英勳)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최고위원 워크숍을 열고,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여론이 심각한 수준이며 이를 수습하기 위해 획기적인 국정쇄신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들은 그러나 이날 토론내용을 모아 단일안으로 만들지 않고 당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주재로 2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롭게 건의키로 했다. 최고위원들은 또 청와대 회의가 최근 동남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온 김대통령과 오랜만에 마주하는 기회인 만큼 그동안의 국내 분위기를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한다는 ‘결의’를 다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천(朴相千)최고위원은 “돈들여서 경선을 해놓고서도 아무 역할을 못하는 최고위원들의 위상을 강화하지 않으면 당정 전체가 활성화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정동영(鄭東泳)최고위원은 “대대적인 혁신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어설프게 대처하면 공연히 상황만 악화시키는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최고위원은 “현 위기상황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권력의 핵심실세들이 스스로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곤란하다”며 대대적인 당정개편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최고위원은 “지금 국민의 좌절과 분노가 극에 달했으며, 무조건 희생양을 요구하고 있다”며 당정의 요소요소에 포진한 핵심실세그룹이 전면퇴진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나왔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김중권(金重權)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 등은 “지금 시스템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특정인을 밀어내는 식의 개편조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당정개편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크숍이 끝난 뒤 한 최고위원은 “워크숍에서는 일부러 말을 아꼈다”며 “청와대에 가서 인사개편과 관련해 할 말을 할 것”이라고 말해 모종의 ‘거사’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여권 핵심부는 이날 최고위원 모임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일부 최고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청와대에서는 자유롭게 말하되, 그 전후에는 말을 아껴달라”고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위기 대처에 대한 민주당 (경선)최고위원들의 입장
김근태집권세력 핵심부의 자기 희생이 있어야 한다.
김중권근본적 상황변화 없이 특정인 밀어내기 식의 인물개편만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박상천최고위원 회의를 심의-건의 기구로 바꾸는 등 당 운영 시스템을 쇄신해야 한다.
이인제의회와 의원들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
정대철대통령이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을 설득하고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정동영단순한 당직개편으로 민심이 돌아서기는 힘든만큼 획기적 대책이 필요하다.
한화갑말할 입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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