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원이 보는 '탄핵소추']"검찰은 야당파괴 저격수"

  • 입력 2000년 11월 13일 19시 09분


▼배기운(민주당)/"차기대선 겨냥한 길들이기"▼

민주당 배기운(裵奇雲)의원은 1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검찰 수뇌부에 대한 야당의 탄핵소추안 발의를 비판하면서도 “검찰 또한 이에 집단적으로 반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한나라당 의원들의 지적에 동조했다. 여당 의원으로서는 이례적인 발언이었다

배의원은 우선 “검찰 일각에서 야당의 탄핵소추안에 반발해 서명 움직임을 보이는 등 집단행동 조짐을 보인 것은 자칫 국민에게 집단 이기주의로 비칠 수도 있으며, 검찰 스스로 정치적 중립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그는 이어 “특정 정당에게 불리한 수사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검찰총장을 탄핵한다면, 앞으로 법원이 불리한 판결을 내릴 경우 대법원장도 탄핵할 것이냐. 탄핵소추안 발의가 차기 대통령선거를 의식한 ‘검찰 길들이기’란 지적도 있다”며 한나라당 쪽으로 화살을 돌렸다.그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야당은 탄핵소추권 남용을 자제하고, 검찰은 국가 형벌권 행사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이재오(한나라당)/"검찰은 야당파괴의 저격수"▼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의원은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검찰에 대해 '검은세력' '야당파괴의 저격수' 등 독설을 써가며 맹비난했다.

이의원은 단상에 서자마자 "부패권력과 정치검찰 폭력조직이 검은세력이 돼 권력의 심장부부터 병들게 하고 있다." "전체 검찰의 1%도 안되는 정치검찰이 김대중(金大中)정권의 정치도구가 됐다" 고 포문을 열었다.

특히 이의원은 보충 질의답변에서 주요 비리사건을 맡았던 검찰간부들의 출신지를 일일이 거명하며 '수사의 불공정성' 을 주장했다.

이의원은 김정길(金正吉)법무장관이 퉁명스럽게 답하자 "그런 답변 안들어도 된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의원들이 "왜 답변을 안 듣느냐" 고 소리치자 이의원은 "답변을 안들을 권리도 있지" 라며 되쏘았다.

이에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은 "보충질문은 대답을 듣기 위한 것" 이라고 일침.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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