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장관급회담]"과속보다 내실" 숨고르기 회담

입력 2000-09-27 18:44수정 2009-09-22 03:08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7일 제주도에서 개막된 제3차 남북장관급회담은 6·15 공동선언 이후 급진전되고 있는 남북 관계의 숨을 고르는 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은 “3차 회담에서는 1, 2차 회담 합의 사항의 추진 상황을 종합평가하고 평화공존과 화해 협력의 기본틀을 정착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2차회담에서 국방장관회담과 경협 실무 접촉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충분한 성과를 거둔 만큼 이제 속도를 조절하면서 내실을 다지겠다는 것.

정부가 ‘속도 조절’을 내세운 것은 남북 실무자들이 감당하기 벅찰 정도로 많은 사업들이 동시에 추진돼 일부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도 고려한 것. 실제로 북측은 2차 적십자회담에서 남측의 연내 전체 이산가족 생사 확인 요구에 대해 인력난과 전산화 미비 등을 내세우며 난색을 표했다.

정부의 속도 조절 구상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8월 방북한 남측 언론사사장단을 만난 자리에서 “1, 2차회담에서는 인사 정도나 하고 3차회담에서 속도를 내겠다”고 말한 것과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이번 회담의 결과가 주목된다.

사실 남북은 김위원장의 언급과는 달리 1, 2차회담에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속도를 냈다. 이 때문에 정부 일각에서는 김위원장의 ‘3차회담에서 속도를 내자’는 말이 남측에서 껄끄럽게 여기는 ‘연방제 통일방안’을 뜻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북측이 남측 요구를 들어준 만큼 북측도 이에 상응하는 요구를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인데 정부의 ‘속도 조절론’은 북측의 이런 회담 전략을 방어(防禦)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