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초재선의원 "물의 일으켜 죄송" 서대표 방문 사과

  • 입력 2000년 9월 16일 19시 01분


‘특별검사제 도입’과 ‘당지도부 사퇴’를 거론해 파문을 일으켰던 민주당 ‘초재선 13인’을 대표해 이재정(李在禎) 정범구(鄭範九)의원은 16일 서영훈(徐英勳)대표를 찾아 “파문을 불러일으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들은 특검제 도입과 관련해 “한 의원이 부산 민심이 그러하다고 예시하긴 했으나 이를 요구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고, 당지도부 사퇴와 관련해서는 “한 의원이 그러한 얘기를 했으나 더 이상 그것에 대해 말한 사람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서대표는 “당지도부에 전달할 말이 있었다면 체계를 갖추는 것이 옳았다”며 “당에 몸담은 이상 개인의 이미지 못지않게 당을 생각해야 한다”고 ‘훈계’했다.

당사자들이 스스로 사과함에 따라 외형적으로는 ‘초재선 의원들의 반란’은 하루만에 일단락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제기한 문제들, 그 중에서도 특히 ‘당3역 등 지도부 사퇴’ 주장에 대한 당내 반향이 만만치 않아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최고위원 경선 낙선자 오찬에서도 당지도부 개편론이 제기됐다.

당지도부 개편론이 일반 의원들 사이에서 상당한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은 현 지도부 인선이 무엇보다도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를 기준으로 이뤄져 당 운영의 경직화와 비민주화를 초래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따라서 여권 핵심부도 ‘13인 파동’의 진화 여부와 관계없이 당 저변의 이 같은 기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당내에선 전당대회를 통해 구성된 최고위원회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수습책으로 우선 거론되고 있다. 최고위원들이 역할을 분담, 소속의원들의 여론을 수렴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것.

서대표가 이날 “당은 최고위원회가 중심이 돼야 하며 거기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당장 실현될지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당3역 교체 문제를 포함해 다각적인 수습책이 검토되고 있다”며 “18일 최고위원워크숍과 19일 의원총회를 거치면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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