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발전기금' 강제모금 많다

  • 입력 2000년 5월 18일 16시 16분


올해 서울지역 807개 초중고 학교의 학교발전기금 모금 예상액이 99년도의 두배가 넘는 약 4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초중고 12개 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각 학교가 학부모들에게 반강제적으로 학교발전기금을 모금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교육학부모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9개 교육단체는 18일 오전 10시 서울지역 초중고등학교 12개 학교를 대상으로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학부모 대상 학교발전기금 모금사례’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초중고 12개 학교에서 모금한 학교발전기금은 평균 5650여만원으로 전체 학교운영비의 약 31.5%를 차지하고 있고, 교육청에서 지원해야 할 학교시설물 교체비용까지 학부모에게 부담시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학교발전기금을 모금하는 데 있어서도 학부모에게 전화독촉 또는 방문을 한다든지 발전기금 납부를 강요하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하는 등의 비교육적 방법으로 모금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한편 대상학교중 학교발전기금 최고액의 경우 초등학교, 중학교 각각 1억500여만원, 8천만원으로 이 두학교는 모두 강남지역의 학교였다.

서울 00초등학교의 경우 방송기자재 등의 구입을 목적으로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발송, 4천만원의 학교발전기금을 모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울 강남의 00중학교는 학급임원들에게 10만원에서 30만원까지 발전기금을 할당하고 전화로 학부모들에게 강요한 사실이 드러났다.

참교육학부모회 측은 “현행 학교발전기금은 학부모에게 교육투자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며 “정부는 학교발전기금제도를 폐지하고 교육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장했다.

또한 참교육학부모회를 비롯한 9개 단체는 “앞으로 학교발전기금 모금 및 불법찬조금 거부운동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이들 단체는 6월 국회개원에 맞추어 학교발전기금제도 폐지 활동을 벌이고 관련 서명운동, 불법모금 고발창구(02-708-5898)운영을 할 계획이다.

이희정/동아닷컴 기자 huib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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