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내 민주화]끊임없는 '金心' 논란

  • 입력 2000년 5월 1일 19시 35분


“당내 주류들이 좌지우지하는 경선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15대 국회 전반기에 구(舊) 국민회의 원내총무 경선에 나갔던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1일 “내가 너무 순진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당시 주류측이 특정후보를 밀면서 김대중(金大中)총재의 낙점을 받았다고 사발통문까지 돌렸다더라”면서 “경선이 사전 시나리오에 의해 진행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93년 구 민주당 때부터 총무 경선을 실시해 왔으나 이처럼 끊임없이 ‘김심(金心)’논란에 휘말렸다. 물론 96년 4월의 총무경선 때 ‘김심’의 지원을 받지 않은 박상천(朴相千)총무가 선출된 적도 있다. 그러나 16대 전반기 총무 경선을 준비 중인 의원들은 아직도 ‘김심’이 관여하지 않는 완전경선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최고위원의 경우는 양상이 더 복잡하다. 당헌 당규에 따르면 10명의 최고위원 중 3인은 김대통령이 지명하고 나머지 7명은 경선을 통해 뽑게 돼 있는 절충식이다. 그나마 결국에는 대의원 한 사람이 3, 4명의 최고위원 후보들을 찍을 수 있는 연기명 투표를 통해 당내 주류인 동교동계가 7인 중 3, 4명을 한 ‘세트’로 만들어 동반당선을 노릴 것이 확실하고 보면 실제 경선 몫 최고위원은 나머지 3, 4명에 불과한 셈.

이 때문에 9월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전당대회에서 명실 상부한 경선이 보장되리라고 믿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형편이다. 따라서 당 안팎에선 “입으로만 경선, 경선 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경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방안과 절차가 지금부터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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