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일들은 지난해 YS가 일본 방문에 나설 때나 민주산악회 재건을 시도했을 당시 이총재가 YS에게 보였던 ‘냉랭한’ 기류와는 달라져도 너무 달라진 것. 특히 ‘4·13’ 총선 후 이총재는 18일 맹형규(孟亨奎)비서실장을 상도동에 보내 “어려울 때 중심을 잡아줘서 고맙다”고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총재는 21일 충청권 순방을 시발로 △서울(22일) △강원(25일) △부산(26일) △대구(28일) △인천(29일) 등 전국을 상대로 ‘민심탐방 투어’에 나선다. 이총재측은 총선 때 고생한 당직자들을 격려하고 낙선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여정(旅程)이라고 설명하지만 당안팎의 시각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단기적으로는 5월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 장기적으로는 차기 대선을 노린 ‘민심잡기’의 수순에 들어갔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이총재는 이번 지역 순방 때 시장 등 서민들의 삶의 현장을 꼭 찾아보는 스케줄을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당내에서는 이총재에게 따라다니는 고생을 모르고 살아온 것 같다는 ‘귀족적’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적극적인 이미지 변신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한다.
아무튼 이번 총선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둔 이총재의 행보가 무척 활발해지는 것만은 분명하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