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한나라당 제1당 차지…여야중진 대거 탈락

  • 입력 2000년 4월 14일 02시 40분


13일 전국에서 실시된 제16대 국회의원 총선 개표 결과 한나라당이 상당한 의석차로 제1당의 위치를 확보, 정국 전도(前途)에 파란이 예상된다.

특히 한나라당과 민주당 두정파 모두 비례대표를 합쳐 과반수 의석(137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총선 후 정국주도권의 확보와 정계개편 등을 둘러싸고 여야 간에 가파른 대치국면이 빚어지고 정국이 불안정한 구도속에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또 잠정 개표집계 결과 시민단체의 낙선후보 명단에 오르거나 다선인 중진의원 들이 대거 탈락한 것으로 나타나 이번 총선에서는 어느 때보다 세대교체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중진의원 가운데 낙선이 사실상 확정된 사람은 민주당의 이종찬(李鍾贊·서울 종로) 한나라당의 이세기(李世基·서울 성동), 자민련의 이태섭(李台燮·경기 수원장안) 이택석(李澤錫·고양 일산갑) 박철언(朴哲彦·대구 수성갑), 민국당의 이수성(李壽成·경북 칠곡) 김윤환(金潤煥·경북 구미) 신상우(辛相佑·부산 사상) 이기택(李基澤·부산 연제) 박찬종(朴燦鍾·부산 중-동)씨 등이다.

14일 오전 1시 현재 당선이 확실시되거나 1위 지역은 △한나라당은 108 △민주당 96 △자민련 14 △민국당 1 △한국신당 1 △민주노동당 1 △무소속후보는 6개 지역에서 각각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한나라당의 1당 확보가 확실시된다.

또 비례대표의석은 한나라당 21석과 민주당이 19석, 자민련이 5석, 민국당이 1석을 차지할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여권은 일단 과반수의석 확보를 위한 무리한 의원영입을 자제하고 남북정상회담에 대비해 초당적인 협력분위기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나 야당은 이번 총선을 ‘관권 금권 및 신(新)북풍이 총동원된 불법 타락선거’로 규정해 공세를 펼 방침이어서 경우에 따라 원구성협상 등 임기초반부터 국회가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크다.

여권은 또 안정적인 정국운영을 위해 자민련과의 정책적인 공조복원을 추진한다는 입장아래 14일 중에라도 자민련측과의 물밑접촉을 가질 예정이어서 자민련의 대응이 주목된다.

한편 이날 서울 동대문을 서대문갑 동작갑 마포을 구로갑, 인천 서-강화을, 대전 서갑, 경기 군포 광주, 강원 춘천, 충북 청주-흥덕 충주, 충남 서산-태안 당진, 전북 김제 등 전국적으로 모두 30여개 지역구에서 막판까지 수백표 이내의 혼전이 계속돼 판세 가늠을 어렵게 했다.

또 충청권에서 3당의 혼전구도가 빚어지기는 했으나 한나라당은 영남, 민주당은 호남 등 전통적인 강세지역에서 압도적으로 의석을 ‘싹쓸이’하는 독점양상을 보여 지역대결구도가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민주당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97석 가운데 60석 안팎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선거막판에 불어닥친 ‘남풍(南風·남북정상회담 개최합의)’이 수도권 경합지역의 판세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수도권에서 민주당의 임종석(任鍾晳·서울 성동) 김성호(金成鎬·서울 강서을) 장성민(張誠珉·서울 금천), 한나라당의 오세훈(吳世勳·서울 강남을) 등 386세대 신진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동관기자>dk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