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黨복귀 연기]총리실안팎 JP오락가락행보에 허탈

  • 입력 1999년 12월 7일 00시 16분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연내 자민련 복귀 결정은 결국 잠시 동안의 ‘몽니’였는가.”

김총리가 지난달 30일 “연말에 당으로 복귀하겠다”는 한마디를 던진 뒤 불과 일주일 만에 다시 총리직 사임 시기를 1월 중순으로 연기하자 총리실 안팎에선 즉각 이런 얘기가 나왔다.

김총리의 측근들은 “대통령의 간곡한 설득을 모른 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이해의 뜻을 표시했지만 ‘허탈감’을 감추지는 못했다.

6일 만찬회동에 앞서 발표문을 놓고 청와대측 실무진과 사전조율하는 과정에서도 김총리 측근들은 조기 당 복귀를 기정사실화하며 ‘후임총리는 자민련 추천인사로 한다’는 합의문 내용을 흘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총리 측근들 사이에서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뭔가 김총리의 마음을 돌려놓을만한 ‘새로운 카드’를 제시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카드의 내용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정확히 가늠하기 힘든 게 사실.

하지만 한가지 심증을 가져볼만한 근거가 없지는 않다. 김총리의 조기 당 복귀 의사표명의 배경에는 김대통령이 2여(與) 합당문제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이 없는 데 대한 서운한 감정이 짙게 깔려 있었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김대통령이 김총리에게 ‘통합신당의 총재자리’를 제시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대두될 만하다.

김총리측도 그동안 여러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청와대측에 대해 “김대통령이 정치에서 한발 물러서고 김총리에게 전권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메시지를 보냈었다.

어쨌든 김대통령이 제시했을 것으로 보이는 ‘비공개 카드’는 앞으로 DJP공조 양상을 지켜보면 그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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