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DJ비자금 상자' 뚜겅 열까?…여권압박용 활용 가능성

  • 입력 1999년 8월 9일 19시 21분


YS가 과연 ‘DJ비자금’ 카드를 쓸 수 있을까.

YS가 8일 서울 상도동 자택을 방문한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를 만난 자리에서 “때가 되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비자금을 밝힐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나라당은 YS가 ‘DJ비자금’에 관해 하루빨리 구체적으로 밝혀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YS가 재임 중 확보한 ‘DJ비자금’ 자료를 상당량 갖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 자료가 라면상자 두서너개 분량이라는 구체적인 얘기까지 나돌았지만 상도동측은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DJ비자금’ 내용을 소상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자료 확보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YS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도 9일 “김전대통령이 ‘DJ비자금’ 자료를 갖고 있다는 얘기를 직접 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DJ비자금’ 폭로 가능성에 대해 “이부영총무가 ‘세풍사건’에 맞서 대여투쟁에 활용하기 위해 김전대통령의 ‘DJ비자금’에 관한 발언을 확대해 전한 것 같다”며 “‘DJ비자금’ 카드를 쓸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도동측은 YS의 ‘DJ비자금’ 폭로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DJ비자금’ 자료를 여권 압박용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한편 국민회의 정동채(鄭東采)기조위원장은 “한나라당이 97년 대선 전에 활용하려다 실패한 ‘DJ비자금’ 카드를 YS가 내년 총선에 활용하려는 것 같다”며 “있지도 않은 ‘DJ비자금’을 갖고 협박할 게 아니라 있다면 지금 당장 밝혀서 실체를 규명하라”고 요구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