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재평가 바람]김종필총리「順風」부심

  • 입력 1999년 5월 17일 19시 44분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붐이 일자 가장 반기는 사람은 역시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다. 표정도 한껏 고무됐고 목소리도 커지는 느낌이다.

박전대통령의 ‘정치적 적자(嫡子)’임을 자처해온 김총리로서는 박전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좋아질수록 자신의 정치적 입지도 강화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김총리는 17일 한 라디오 대담프로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13일 대구 발언에 대해 “박전대통령을 재평가하고 화해를 선언한 것”이라며 “진정한 국민통합의 기초를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고 고마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박전대통령 집권 당시 박전대통령과 김대통령이 내세운 정책의 우선순위는 서로 달랐지만 종이의 표리(表裏)처럼 상부상조했으며 (두분은) 나름대로 조국을 위해 애쓰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제는 오늘의 어머니다. 어제를 탓한다는 것은 어머니를 탓하는 것”이라며 박전대통령을 옹호했다.

한편 김총리는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에 대해서는 “김전대통령도 취임 전에는 박전대통령 기념관 건립에 관해 약속을 했었는데 취임 후 1년이 되니까 ‘5·16이 역사를 다 후퇴시켰다’고 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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