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기관 수입조작…출연금 778억 더 받아내

  • 입력 1998년 6월 26일 19시 11분


대부분의 정부출연기관이 자체수입을 실제보다 적게 계상하는 방식으로 지난 2년 동안 정부로부터 7백여억원의 출연금을 더 타내 편법임금인상 등의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6일 49개 연구기관과 15개 기타기관 등 모두 64개 정부출연기관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한 결과 △정부출연금의 과다수령 △연구비 전용 △방만한 조직운영 등의 실태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감사결과 이들 출연기관은 97,98년 용역사업수입 이자수입 등을 적게 잡거나 이자수입을 누락하는 등 자체수입을 축소 보고해 모두 7백77억7천여만원의 정부출연금을 더 받아냈다.

특히 한국원자력연구소 등 10개기관은 금융기관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3억8천여만원을 기관장의 업무추진비로 집행하는 등 ‘별도 주머니’를 만들어 엉뚱한 용도로 사용해왔다.

또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여권발급시 징수하는 국제교류기여금으로 자체 기금조성이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지난 4년간 3백50억원의 정부출연금을 지원받아 기금조성 목표액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조성하기도 했다.

더욱이 출연기관들은 정부출연금으로 근거도 없는 효도수당 등을 신설하거나 연월차수당 등을 지나치게 많이 지급해왔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경우 공무원의 유급휴가일수가 최대 23일인데 반해 3배에 가까운 64일이나 유급휴가로 계산해 연월차수당을 최고 8백여만원까지 지급했다.

또 29개기관은 단란주점 술값 16억여원을 연구비로 계상했고 이 중 한국전자통신연구소는 술값 3억8천만원을 연구비로 지급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등 7개기관에서는 직원 12명이 근무시간 중 골프장이나 단란주점을 출입해 복무기강도 문란했다.

<이철희 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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