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IMF-지역할거주의 영향 유권자 냉랭

입력 1998-05-21 19:26수정 2009-09-25 12:41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6·4 지방선거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유세장엔 한표를 호소하는 후보들의 목소리만 외롭게 울릴 뿐 유권자들의 표정은 냉담하기 짝이 없다. 전문가들은 IMF와 심화된 지역할거주의, 강화된 선거법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한나라당 충북지사 주병덕(朱炳德)후보는 20일 오전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후보등록 이후 첫 거리유세를 가졌다. 그러나 시장 상인들이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아 5분만에 연설을 끝내고 황황히 돌아서야 했다.

자민련 청주시장 김현수(金顯秀)후보도 이날 청주 흥덕구 신봉동 S아파트 단지 앞 공터에서 거리유세를 벌였으나 당원과 지지자 30여명만 자리를 메웠다. 김후보측은 당초 아파트단지 내에서 유세를 하려 했으나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로 자리까지 바꿔야 했다.

일부 후보들은 아예 유세를 포기하고 맨투맨으로 나서기도 했다. 자민련 충북지사 이원종(李元鐘)후보는 이날 오전 예정했던 청주 북부시장 거리유세를 취소하고 청원 내수시장을 방문, 상인들과 개별 접촉을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무소속 충주시장 이시종(李始鍾)후보도 거리집회를 지양하고 유권자들과 일대일 접촉으로 전략을 바꿨다.

유권자들의 반응은 차갑기조차 하다. 인천에서 만난 은행원 홍명희씨(40)는 “구청장에 누가 출마했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다”며 “선거가 끝나면 대대적으로 구조조정이 있을 거라는데 많은 돈을 들여 구의원선거까지 치러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창원 마산 등 특정 정당의 승리가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더 선거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19, 20일. 창원시의 한 식당 손님들의 화제는 온통 박세리와 월드컵, 박찬호에 관한 것뿐이었다. 국민회의 창원시장 L후보는 20일 오후 내내 인근 공단을 돌아다녔지만 마주친 것은 유권자들의 차가운 얼굴뿐이었다고 참모들은 전했다.

썰렁한 분위기는 선관위에서부터 느껴진다. 예전같으면 불법 부정신고 제보가 빗발쳤는데 요즘은 한산하다. 대구시 선관위의 경우 제보는 하루 1,2건에 그치고 있다. 대구시 선관위는 그동안 9건의 위반사례에 대해 경고조치를 내렸는데 이 모두 선관위가 자체 적발한 것으로 신고에 의한 적발은 한 건도 없었다. 흥사단 YMCA 등이 참여한 대구 공정선거감시협의회도 5월1일부터 불법선거 고발창구를 개설해놓고 있으나 지금까지 단 1건의 제보도 들어오지 않았다.

〈전국종합〓6·4선거 특별취재반〉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