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사는 40대 주부는 『왠지 참신해 보이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에 호감이 간다』고 말했다. 시내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모씨(50)는 『이젠 세상이 좀 바뀌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라며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DJ)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분명히 했다. 신림동에 사는 한 대학생(21)은 『언론이 이인제(李仁濟)후보를 소홀히 다루는 게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만큼 서울의 「표심(票心)」은 유동적이다. 전체 유권자의 22.7%(7백36만여명)가 몰려 있는 서울은 역대 선거에서 언제나 희비를 가르는 최대승부처였다. 이때문에 각 당이 사활을 건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시계(視界)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아직 선거전이 초반이어서도 그렇지만 외지인이 80%이상 몰려있는 특성 때문에 표의 응집력이 떨어지는 것도 결과를 가늠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국갤럽의 김덕구(金德九)이사는 『특히 20대와 여성층의 유권자비율이 높기 때문에 이들의 향배가 판세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3당후보 진영은 서울의 대선구도가 「2강(强)1약(弱)」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회창후보와 김대중후보가 박빙(薄氷)의 차로 혼전을 벌이며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고 이인제후보가 10%포인트 이상의 차로 뒤쫓고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측은 50대 이상의 식자(識者)층과 여성층의 지지에다 반DJ성향의 중산층이 가세하면 확실히 1위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박실(朴實)시지부장은 『서울은 전통적인 야도(野都)』라면서 『호남 및 충청권의 표가 결집하고 현 정부의 무능에 비판적인 중산층이 합류하면 40%이상 득표로 1위를 낙관한다』고 말했다.
막판 변수는 이 지역의 투표율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30, 40대 자영업자 회사원 등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인제후보 지지층의 표가 많이 기권하면 표의 응집력이 강한 김후보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DJP」연대에 반감을 갖고 있는 유권자층의 향배도 김대중후보의 득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연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