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정착시설 급하다』…獨-「이」 이주민 지원실태

  • 입력 1997년 11월 25일 08시 08분


탈북 귀순자들의 수가 날이 갈수록 증가함에 따라 이들을 한국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케 하는 일이 우리 사회의 당면 현안이 되고 있다.이런 점에서 볼 때 동구권의 잇단 몰락 이후 대규모 인구 유입을 겪은 독일과 이스라엘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장에서 살펴 본 두 나라의 이주민 정착지원 실태를 소개한다. [독일] ▼ 獨 우나마센 수용소 ▼ 지난 90년 동서독 통일이 이루어지기 훨씬 전부터 동독 출신 탈출자 등을 수용, 새로운 체제에 적응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 보호정착 시설을 운영해 왔다. 이중 가장 큰 규모의 정착시설은 2차대전 직후에 설립됐다는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의 우나마센 수용소로 현재 3천5백명의 이주민이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주정부가 운영하는 이 수용소는 4㏊의 면적에 아파트 학교 관공서 교회 상가 등을 갖추고 있어 외형상 독일의 다른 마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곳에서 하는 일은 연방정부로부터 이관받은 외국출신 이주민들이 3백96개 지방자치 수용소로 가기 전에 3,4주에 걸쳐 독일생활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어른들에겐 취업에 필요한 정보와 독일의 연금 보험 사회보장제도 등에 관한 교육이, 학생들에겐 독일의 교육제도에 대한 안내와 함께 짧은 기간이나마 학년별로 실제 수업이 이루어진다. 수용소의 위르겐 크라스카 부소장은 『독일은 오랫동안 수용소를 운영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구소련과 동구권 국가의 몰락으로 이주민이 급증했을 때는 이들의 정착을 지원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한국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북한과의 통합에 대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스라엘] ▼ 이스라엘 성공사례 ▼ 지난 48년 건국 직후부터 국가안보 차원에서 외국에 거주하는 유태인들의 본국 귀환을 정책적으로 장려해 왔다. 이스라엘은 이에 따라 이민흡수부를 중심으로 통상산업부 교육부 등 관련부처와 민간단체들의 유기적 협조체제를 구축, 이주해 온 유태인들이 성공적으로 모국에 정착하도록 돕고 있다. 우선 이스라엘로 이주하는 유태인들은 공항에 내리자마자 4인가족을 기준으로 1만달러에 해당하는 지원금을 받게 된다. 이들은 이를 갖고 주택과 생필품 가전제품 등 당장 생활하는데 필요한 의식주를 해결하게 된다. 또 이주민중 엔지니어 과학자 의사 등 전문직 출신은 이민흡수부의 알선에 따라 전문기관에 배치돼 그들의 지식과 기술을 즉시 활용할 수 있다. 유리 에델스타인 이민흡수부 장관은 『구소련 몰락 후 이주민수가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92년부터 96년까지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연평균 6∼7%를 기록했다』며 『이 때문에 이주민수 증가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은 없다』고 말했다. 〈쾰른〓한기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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