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표 「대통합정치」발언]미묘한 시기 미묘한 파장

  • 입력 1997년 8월 28일 20시 17분


정계개편 논란이 야권 뿐 아니라 여권내에서도 불붙는 양상이다. 자민련의 김종필총재(JP)가 27일 『11월까지 여러가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李會昌(이회창)신한국당대표가 28일 『국민회의와 통추 자민련 민주당 할 것없이 모든 정파에서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통합의 정치」를 열겠다』고 알듯 모를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河舜鳳(하순봉)대표비서실장은 즉각 『신한국당이 보수안정세력과 합리적인 개혁세력을 포용하는 국민정당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는 게 이대표의 평소 지론』이라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으나 역부족이다. 실제로 이대표측 일각에서 이른바 「보수연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내각제」 고리를 풀기 위한 정강정책 개정논의도 현상타개책 중 하나로 설왕설래된다. 이대표는 28일 이에 대해 『그럴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이같은 설명으로 완전히 불씨를 끄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내용은 분명치 않지만 최근 白南治(백남치)의원 등 이대표 측근들이 金龍煥(김용환)자민련부총재 등 JP 측근들과 접촉한 사실도 드러났다. 하지만 이대표 중심의 보수연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JP와의 연대가능성은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민주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데다 지지율 하락에 따른 이대표의 구심력 감소 및 이대표와 JP의 지역기반이 겹치는 점도 장애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신한국당 내부의 변화가 정계개편의 단초를 제공할 것이란 관측은 많다. 사실 위기국면이 장기화되면서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신한국당 내부의 물밑흐름은 거세지는 느낌이다. 민정계 인사들중 JP 발언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대부분 이대표체제에 쉽게 동화하지 못하면서 李仁濟(이인제)지사를 비롯한 일부 민주계 인사들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한 민정계 중진은 28일 『만약 이대표 체제로 정권재창출이 어려워지고 이지사를 중심으로 한 민주계 일각의 집단행동이 구체화될 경우 민정계도 보수연합에 의한 자구책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정계 중 李漢東(이한동)고문측이 특히 JP측과 교감이 많은 편이나 金潤煥(김윤환)고문측이 최근 이고문측과의 연대를 강조하는 것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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