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홍씨 답변태도]김정일체제 극도의 거부감

  • 입력 1997년 7월 10일 20시 24분


金德弘(김덕홍)씨는 10일 기자회견에서 망명이후 첫 언론과의 대면임에도 불구하고 침착하면서 조리있는 답변으로 「형님」 黃長燁(황장엽)씨를 거들었다. 황씨의 망명감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답게 김씨는 북한의 金正日(김정일)독재체제에 대한 극도의 거부감을 드러냈다. 김씨는 황씨의 답변이 다소 모호한 표현에 그치면 보충설명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황씨에 비해 비교적 구체적인 사례를 들면서 보다 명료한 표현을 사용했고 적절한 비유까지 들어가며 설명했다. 그는 황씨의 귀순동기에 대해 『형님은 사상적 고민과 고위집권층으로서의 자책감 때문에 남행을 결행했다』면서 『형님은 70년대 초부터 계급주의자들의 계급투쟁논리에 반대해 왔다』고 적극 「변호」했다. 그는 또 김정일을 「민족의 극악한 반역자」로 규정, 『북한은 김정일 개인의 북한이다. 당도 김정일 개인의 당이고 국가도 김정일 개인의 국가다. 군대는 김정일의 사병(私兵)으로 전락했고 인민은 김정일의 노예다』며 북한의 실상을 개탄했다. 그는 『북한은 빌어먹는 나라로 됐고 가장 수치스런 민족으로 전락했다』고 단언, 북한사회의 실상에 대해 그는 실감나게 설명했다. 그는 『털모자를 쓰고 스웨터를 입고 털신을 신고도 추워서 잠을 못자는 형편이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꽃 한송이를 들고 金日成(김일성) 동상에 가서 인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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