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反李 전열 재정비 『다시 뛴다』

  • 입력 1997년 6월 5일 20시 06분


『당대표는 시한부 대표가 아니다. 李會昌(이회창)대표를 중심으로 단합하라』 이대표의 4일 주례보고에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한 이 말을 놓고 신한국당내 이대표측과 「반(反) 이대표」 측은 제각각 유리한 쪽으로 풀이하며 「작전」과 「전열(戰列)」을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이대표측은 『이제 상황이 분명해지지 않았느냐』며 고무된 표정으로 본격적인 「세불리기」에 나섰다. 반면 「반 이대표」측은 『김대통령의 「분파행동 자제」 발언은 「당이 깨어져서는 안된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므로 확대해석해서는 안된다』며 「이대표의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분위기상 힘을 얻은 쪽은 이대표측. 이대표측은 전국 15개 시도지부별로 5∼10명의 원내외 지구당위원장급 「지역책」을 선정, 본격적인 「대세몰이」에 나설 방침이다. 이대표측은 이번 전당대회가 「예측대로」 끝났던 과거 여당전당대회와는 달리 「막판 뒤집기」로 극적 상황이 연출됐던 과거 야당전당대회와 비슷해질 가능성을 크게 경계하고 있다. 즉 1차투표에서 과반수 득표로 승부를 끝내지 않으면 2위를 차지한 경선주자의 「합종연횡(合縱連衡)책」에 휘말려 결선투표에서 역전패를 당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게 이대표측 걱정이다. 이대표의 한 측근은 『1차투표에서 승부를 끝내기 위해 위원장 1백40명 정도를 확보할 생각』이라면서 『이 정도만 확보하면 약간의 대의원 이탈표를 예상하더라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반 이대표」측인 李漢東(이한동) 朴燦鍾(박찬종)고문 金德龍(김덕룡)의원 등은 빠른 시일 내에 경선주자 긴급회동을 갖고 불공정 시비를 가열시켜 이대표의 발목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대표측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광주 전남과 대구의 일부 지구당대회에 가기로 하고 서울시지부 강원도지부 대회에도 참석키로 하자 「대표 프리미엄」을 노린 것이라며 일제히 견제에 나섰다. 그러나 이들은 이대표를 공격하는 데는 입장이 일치하지만 본질적으로는 각기 상호경쟁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에 경선이 다가올수록 「각개약진」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최영훈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