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청와대 오찬회동]대통령,李대표 사퇴 『중립』

  • 입력 1997년 5월 29일 16시 05분


신한국당 총재인 金泳三대통령은 29일 낮 신한국당 全國委 개최에앞서 청와대에서 李會昌대표 등 신한국당 대선예비주자 9명과 만나 당내 경선과 관련한 대표직 사퇴문제 및 전국위 개최, 7월 전당대회이후 당의 결속방안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경선정국의 최대 쟁점인 대표직 사퇴문제와 관련, 당총재인 金대통령은 전혀 입장을 개진하지 않은 가운데 李漢東 朴燦鍾고문등이 공정경선을 위한 李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강력히 요구한 반면 李대표는 자신에게 맡겨달라며 이를 거부해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李대표의 사퇴문제가 이날 회동에서 매듭을 짓지 못함에 따라 이 문제를 둘러싸고 李대표와 反李會昌 진영간의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회의에서 李대표는 "당대표문제는 정치적으로 밀고당길 문제가 아니며 대표는 경선의 심판이 아니다"라고 전제한뒤 "나의 양식을 믿고 나에게 맡겨달라"며 당분간 대표직을 그대로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朴燦鍾고문은 "경선관리위가 발족되면 지구당개편대회가 연달아 예정돼 있고 대표는 심판으로서 당의 과열을 방지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 "李대표가 스스로 결단을 내리는 모습을 보여달라"며 경선관리위 가동직전 대표직 즉각사퇴를 주장했고 李漢東고문과 崔秉烈의원 등도 이에 공감을 표시해 논란을 벌였다. 이에 金潤煥고문은 "등록전에는 모두 예비후보"라면서 "후보등록이 시작돼 경선에 들어갈 때 대표가 알아서 할 문제이므로 그 문제는 대표에게 맡기자"고 중재했고 李洪九고문은 "대표가 적절한 시기에 대권예비주자 9인회동을 소집해 이 문제를 재론토록 하자"고 말했다고 尹汝雋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 金대통령은 "대표문제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얘기하지 않겠다"며 "그 얘기를 하기 위해 여러분을 만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일단 대표직 사퇴문제에 관해 중립적 입장을 견지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金대통령의 이같은 자세에 대해 "反李會昌진영의 입장을 배려한 측면도 있지만 일단 李대표의 `대표직 유지' 입장을 묵시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했다. 李대표는 적절한 시기에 자신을 포함한 대권예비주자 9인회동을 마련, 대표직 사퇴문제를 재론키로 약속했으며 이에따라 이 문제를 둘러싼 내연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동에서 대선예비주자들은 대선자금과 관련한 金대통령의 對국민담화를 당론으로 뒷받침하고 담화발표후 당차원에서 후속조치를 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李대표는 "대선자금 의혹을 풀어야 하는 게 원칙이지만 현실적으로 사실을 확정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없으니 어떻게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면서 "이것이 당의 일관된 입장이며 이 문제를 가지고 우리내부가 흩어진 모습을 보여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金대통령은 "경선은 원칙과 순리에 맞도록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며 "당총재로서 규칙을 지키는 경선이 되도록 더욱 엄정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경선결과에 전부 승복하는 게 중요하다"며 "경선이 끝나고 나면 당의 단합과 결속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특히 "경선이 끝나고 탈락자가 탈당한 경우를 본 일이 있는데 우리 정치문화에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국민들도 이를 용납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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