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들이 관청에 들렀을 때 엘리베이터 타기가 쉽지 않다. 민원인과 직원들이 일반 엘리베이터 앞에 잔뜩 몰려 있어도 장차관이나 기관장 전용은 낮잠만 잘 뿐 내몰라라 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다음주부터 경기 과천에 있는 정부제2청사에서는 민원인들이 장차관용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게 된다. 우선 노동부 환경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함께 쓰는 7층짜리 제4동 건물에 국한된 것이지만 반응이 좋을 경우 다른 청사건물에도 확산될 전망이다.
이같은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陳稔(진념)노동부장관.일반시민들이 「우리가 장차관과 동급으로 대접받는구나」하는 느낌을 갖도록 해주자는 취지다.공무원들에겐「장차관을 대하듯 민원인에게 친절과 정성을 다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진장관의 지시에 따라 노동부가 총무처 정부청사관리소에 장차관전용 엘리베이터의 개방을 제안한 것은 지난 4월. 이에 대해 총무처측은 『다른 부처 장차관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알 수 없다』며 『모든 부처가 일률적으로 할 수는 없고 노동부가 원하면 건물을 같이 쓰는 부처들의 동의를 얻어 자체적으로 실시하라』고 답변했다.
여러차례 회의 결과 환경부와 공정거래위도 흔쾌히 동의했다. 이에 따라 다음주중 3개 부처 공동으로 청사 입구에 안내판을 내걸 계획이다. 물론 민원인들은 다른 일반용 엘리베이터도 마음대로 탈 수 있다. 논의과정에선 민원인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장차관전용 엘리베이터를 자유롭게 탈 수 있게 하자는 의견도 제시됐지만 직원들 사이에 『장차관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면 우리가 더 불편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과천 정부청사 5개 건물의 경우 한 건물에 3개 부처가 입주해 있다해도 장차관급은 기껏해야 6명 정도이므로 전용엘리베이터는 하루종일 거의 대기상태다. 반면 수백명의 직원과 민원인이 타는 일반 엘리베이터는 4대씩 있지만 출퇴근시간을 제외하곤 절전을 위해 2대만 운행한다.
<이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