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항공자유화 협정 추진]「항공불평등」해소 기대

  • 입력 1997년 5월 20일 20시 21분


韓美(한미)양국간 「항공자유화」(Open Sky)를 실현하기 위한 한미 항공자유화협정 체결 협상이 20일부터 시작됐다. 「항공자유화」는 현행 항공협정에 존재하는 각종 제한을 철폐, 항공운수업을 수요 공급에 기초한 시장기능에 완전히 맡기자는 것이다. 이번 협상을 먼저 제의한 측은 미국이다. 미국측은 과당경쟁으로 경영악화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미국 항공업계가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길 바라고 있다. 미국측은 특히 주요 항공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항공업계가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한국 일본 등 아태지역 7개 국가와의 협정 체결을 적극 추진중이다. 한미간의 항공자유화 협정 체결이 한국측에도 많은 득(得)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정부와 국내 항공업계는 이번 협상에 매우 적극적이다. 협정이 체결되면 무엇보다 매우 불평등한 현행 한미 항공협정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한미 항공협정상 미국은 한국에 대해 무제한의 운항권 및 이원권(以遠權)행사가 가능하지만 한국은 미국내 12개 지점의 운항권과 3개 지점의 이원권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이 협정이 체결돼 발효된다면 국내항공사도 미국에 대한 무제한의 운항권 및 이원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또한 국내 항공사가 미국 항공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미국내 중소도시와 유럽 중남미지역에의 접근기회도 늘릴 수 있다. 이와함께 현재 건설중인 영종도 신공항을 동북아 지역의 중심공항으로 발전시킬 기반을 조성할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범세계적인 항공자유화 추세에 미리 대비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이 협정에 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대형항공사들이 동남아 노선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경우 국내 항공사의 시장이 잠식될 우려가 있다. 또한 미국 항공사의 무리한 가격인하 공세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국내 항공사들은 『미국 항공사에 대한 우리의 경쟁력이 충분하며 예상손익을 계산한 결과 이익이 많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협정의 조기체결을 바라는 입장이다. 한편 한미간 항공자유화 협정의 체결 전망은 밝은 편이다. 양국이 모두 적극적인 자세인데다 미국이 다른 나라와 이미 체결한 「표준문안」에 기초,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협상이 장기화될 소지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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