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길의원, 특위 공개 大選자금「문서」 파문

  • 입력 1997년 3월 29일 20시 15분


[이원재기자] 국민회의 金元吉(김원길)의원이 28일 국회 한보사건 국정조사특위에서 『영국계 BZW증권사 한국지사의 「제임스 한」이라는 정보분석가가 만든 기업분석보고서』라며 공개한 「한보철강 분석보고서」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 문서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한보그룹을 지원해주겠다는 약속의 대가로 한보그룹은 지난 92년 대선기간중 5백억원을 김대통령에게 주었다」는 것이 핵심내용. 이 문서의 내용이 알려진 29일 정치권은 여야없이 애써 공식반응을 꺼렸다. 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金賢哲(김현철)씨 문제로 당 안팎이 정신이 없는데 대선자금마저 도마위에 올려 뭘 어쩌자는 것이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대선자금 존재유무에 대해서 반신반의하며 그 실체가 드러날 경우 닥칠 파장을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국민회의 등 야당도 공식논평을 하지 않는 등 표면적으로는 조용했다.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영수회담을 앞두고 여야간의 협조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기 때문으로 보였다. 「현철정국」의 향방마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선자금문제까지 수면위로 떠오르는 「최악의 경우」를 우려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한보로부터 받았다는 대선자금규모가 문서상으로 나타난 것은 처음이어서 정치권은 그 진위여부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김의원은 『지난해 말 이 보고서를 만든 「제임스 한」이 검찰에 전격소환돼 조사를 받다가 풀려난 것은 이 보고서가 순 엉터리만은 아니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김의원은 또 『증권사의 기업분석보고서 작성은 투자자를 위한 통상적인 업무』라면서 『「제임스 한」은 이 보고서에 자기 이름을 명기하고 공개적으로 배포했다』며 신뢰도를 높게 평가했다. 김의원은 『이 보고서가 투자자들사이에 돌아다니며 문제가 되자 검찰이 전부 회수해간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92년 대선자금의 진상이 다음달 7일부터 시작되는 한보청문회에서 얼마나 밝혀질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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