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호수사 초점]대우임원 조사에 큰 기대

  • 입력 1996년 10월 21일 21시 01분


李養鎬전국방장관의 비리의혹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중대한 분수령을 맞고 있다. 李전장관이 95년 봄 경전투헬기사업과 관련해 대우중공업으로부터 1억5천만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가려줄 대우그룹 임원들에 대한 조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 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21일 대우중공업 鄭虎信부사장을 소환조사한데 이어 늦어도 23일에는 폴란 드에서 귀국할 예정인 사건 당시 대우중공업 회장이었던 尹永錫대우그룹 비서실 총 괄회장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지난 19일 수사에 착수했으나 사건의 중요인물들이 해외에 머무르고 있거 나 연락이 잘 되지않아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대검찰청 수뇌부는 21일 오전 이틀동안의 수사결과를 놓고 무려 1시간이 넘게 숙 의하는 등 수사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듯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安剛民대검중수부장은 회의를 마친 직후 수사진척상황을 묻는 기자들에게 『이제 시작인데 뭘…』이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또다른 검찰 고위관계자는 『늦어도 이번주안에는 끝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도 『아직까지 수사의 성패여부를 장담할 수 없으며 해명성수사로 끝날 수도 있다』고 까지 말했다. 이번 사건이 매우 단순한 성격을 띠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핵심인물인 무기중개상 權炳浩씨가 외국에 체류중이어서 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 이번 수사의 결 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때문에 검찰은 尹회장과 鄭부사장에 대한 조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尹회장 과 鄭부사장은 權씨의 「李전장관의 뇌물수수」주장과 「대우―權씨―李전장관」으 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의 진상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우측이 『權씨에게 3억원을 사기당했다』며 權씨에게 3억원을 건네준 사 실을 시인하면서도 이중 1억5천만원이 李전장관에게 실제로 전달됐는지에 대해서는 『우리도 알 수 없다』는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대우측은 또 『李전장관이 대우측으로부터 1억5천만원외에 13억원을 추가로 받았 다』는 權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전면부인하고 있다. 물론 검찰은 尹회장 등에 대한 조사에서 李전장관의 수뢰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내면 곧바로 李전장관을 소환하는 등 마무리 수순에 들어갈 계 획이다. 그러나 權씨를 조사하지 않고서는 李전장관의 수뢰여부를 가려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검찰은 전반적인 수사방향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뇌물수수 수사가 장벽에 부닥칠 때는 「F16전투기 결함유무 자동점검장치(CDS)」사업 관련메모의 공무상비밀누설혐의와 재산형성과 인사청탁비 리의혹 등 나머지 혐의들에 대한 수사결과에 따라 李전장관의 신병처리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金正勳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