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 국수(가운데)가 10일 전남 강진군 청자박물관 내 정자에서 린하이펑 9단(오른쪽), 다케미야 마사키 9단과 만나 회포를 풀었다. 한국기원 제공
김인 국수(71)는 10일 오전 전남 강진군 강진청자박물관에서 ‘2014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에 출전한 대만의 린하이펑(林海峰·72) 9단과 일본의 다케미야 마사키(武宮正樹·63) 9단을 안내하고 있었다. 강진이 고향인 김 국수는 일본어로 간단히 고려청자 등을 소개했다.
두 기사는 김 국수가 1962년 일본에 바둑 유학을 가 맺어진 인연들. 린하이펑은 10년 앞서 일본으로 바둑 유학을 와 있던 촉망받는 신인이었다. 청년 김인도 기타니 미노루(木谷實) 문하에 들어가 일본기원에서는 이례적으로 3단 실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언론은 두 기사와 오타케 히데오(大竹英雄)를 합쳐 ‘김죽림(金竹林)’ 시대를 열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 분석대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김인은 국수전에서 조남철 9단에게 이기면서 김인 시대를 열었고, 린하이펑은 ‘이중허리’의 두터운 바둑으로 23세에 최연소 메이진(名人)에 올라 일본 기계를 제패했다. 다케미야는 김 국수의 기타니 도장 후배. 그는 호쾌한 중앙바둑인 우주류(宇宙流)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젊은 시절 정상을 밟았던 이들은 이제 승부에서는 비켜서 있다. 이번 국수산맥대회에서 김 국수는 대회장으로, 두 기사는 국제페어대회 출전 선수로 만났다. 김 국수는 8일 영암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두 사람을 반갑게 맞이한 뒤 틈나는 대로 대화하고 9일 저녁에는 매실주로 회포를 나눴다.
10일 강진 청자박물관에서 이들은 “세월이 빠르게 흘렀다”는 데 동감했다. 손자 이야기도 나왔다. 김 국수는 늦게 둔 아들(27)이 미혼이라고, 린하이펑은 “손자가 7명인데 한번 모이면 난리법석이다가 가버리면 허전하다”고 말했다는 것. 다케미야는 요즘 스포츠댄스에 푹 빠져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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