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과 ‘희망의 등불’ 켜고 살겠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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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로 지하방 타버린 세자녀 가정, 본보 보도후 온정 잇따라… 새단장

27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새로 단장한 전셋집 입구에서 조모 씨(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와 큰딸(앞줄 왼쪽)이 홍기은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사무총장(앞줄 가운데), 김철수 성북소방서 대응관리과장(앞줄 오른쪽) 등 집수
리를 지원해 준 사람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조 씨의 요청으로 조 씨와 딸의 얼굴은 가렸다. 성북소방서 제공
27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새로 단장한 전셋집 입구에서 조모 씨(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와 큰딸(앞줄 왼쪽)이 홍기은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사무총장(앞줄 가운데), 김철수 성북소방서 대응관리과장(앞줄 오른쪽) 등 집수 리를 지원해 준 사람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조 씨의 요청으로 조 씨와 딸의 얼굴은 가렸다. 성북소방서 제공
“이렇게 빨리 복구가 될 줄 몰랐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27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 지하 전셋집에서 만난 조모 씨(39·여)는 새 단장으로 말끔해진 집만큼이나 환한 표정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8일 오전 2시 40분경 발생한 화재로 집을 잃은 뒤 시름에 젖었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조 씨는 이혼한 뒤 세 자녀를 키우며 어렵게 살다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 켜둔 촛불이 화재로 이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화재로 당장 갈 곳이 없어 가족은 친척집으로 흩어졌다.

본보(13일자 A12면)에서 그의 딱한 사연을 보도하자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왔다. 성북소방서와 서울시소방재난본부,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에쓰오일 등은 화재피해 지원 사업을 통해 조 씨네 집을 무상으로 수리해 줬다. 2008년 서울시소방재난본부가 시작한 이 사업은 현재 민간협력네트워크로 확대돼 화재로 피해를 입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무상복구 지원을 하고 있다. 조 씨는 차상위 계층으로 분류돼 집수리(소방당국 추산 약 930만 원 소요)를 무료로 받았다. 한국전력도 전기료 체납 가구를 대상으로 취해 온 단전 유예 조치를 소외계층에 한해 올해 2월까지 유예한다고 19일 발표했다. 조 씨는 “교회와 직장에서 큰 도움을 받았고 ‘한국생명의전화’도 아이들 책상과 의자를 선물해 준다고 했다”며 기뻐했다. 그는 “당분간 중학생 큰딸과 함께 지내며 집을 정리한 뒤 지방 친척집에 있는 두 아들을 데려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씨는 “많은 도움을 받은 만큼 열심히 살겠다”며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화재#화재피해 지원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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