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꿈꾸는 北주민 위해 영어 팝송 프로 만들었죠” KBS한민족방송 팝스 프리덤 진행 곽영일 씨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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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이만갑’ 출연자 초대… 팝송 배우는 코너 매주 내보내
KBS 한민족방송 ‘팝스 프리덤’의 진행을 맡은 곽영일 씨(왼쪽)와 초대손님으로 출연한 탈북자 한옥정 씨.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탈북을 꿈꾸는 북한 주민들에게 영어 공부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영어를 모른 채 다른 나라 대사관의 담을 넘으면 얼마나 위험할까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남북한과 일본, 중국 옌볜 조선족자치주, 러시아 연해주에 방송되는 KBS 한민족방송에서 ‘팝스 프리덤’을 진행하는 곽영일 씨(53)의 말이다. 2일 첫 방송을 한 ‘팝스 프리덤’은 이 방송 최초의 팝송 전문 프로그램이다.
‘KBS FM 굿모닝 팝스’와 ‘SBS 파워 잉글리시’ 진행자로 많은 팬을 가진 곽 씨가 직접 기획했다.
매일 오후 7시부터 1시간 동안 방송되는 ‘팝스 프리덤’은 7일부터 토요일마다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하는 탈북자 1명을 초대해 팝송을 배우는 ‘팝송, 어렵지 않아요’ 코너를 내보낸다. 10일 오전 진행된 녹음에는 탈북여성 한옥정 씨(34)가 나와 영어에 얽힌 경험담을 들려줬다. “소학교 4학년이 되는 10세부터 정규 과목으로 영어를 배우는데 알파벳이나 ‘hello’보다 먼저 배우는 영어가 ‘thank you very much, Father 김일성’이에요.”
곽 씨는 “1993년 한민족방송의 전신인 KBS사회교육방송에 출연하기 시작하면서 탈북자들을 접해 왔는데 북한 주민들이 팝송에 관심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일성대 재학생들이 밤에 숨을 죽여 가며 ‘타이타닉’의 주제가를 듣는가 하면, ‘물이 영어로 셀프인가’ 할 정도로 남한에서 통용되는 영어 표현에 혼란스러워 하더군요. 탈북자들에겐 남한에 정착하기 위해서도 영어 공부가 필수인 셈이죠.”
곽 씨는 “‘곽영일 펀펀 전화 영어’ 프로그램 등을 무료로 제공해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을 돕는 계획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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