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청각장애 학생에 수화로 수학-화학 가르친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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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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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러씨 ‘올해의 전국 교사’로

올해의 전국 교사에 뽑힌 미셸 시어러 교사(가운데)가 3일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왼쪽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오른쪽은 안 덩컨 미 교육부 장관. 백악관 제공
올해의 전국 교사에 뽑힌 미셸 시어러 교사(가운데)가 3일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왼쪽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오른쪽은 안 덩컨 미 교육부 장관. 백악관 제공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3일 오후 미국 백악관 정원인 로즈가든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한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미 전역의 각 주에서 뽑힌 ‘올해의 교사’ 50명이 한자리에 모였고 안 덩컨 교육부 장관도 자리를 같이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국의 우수 교사 50명 가운데 ‘올해의 전국 교사(National Teacher of the Year)’상에 선정된 미셸 시어러 메릴랜드 주 어배나고등학교의 화학 교사에게 부상인 ‘은 사과(silver apple)’를 시상했다. 잔디밭엔 교사와 그 가족들이 참석해 기쁨을 함께 나눴다.

최우수 교사로 뽑힌 시어러 교사는 메릴랜드 주의 프레드릭이라는 곳에서 청각장애 학생에게 화학과 수학을 수화(手話)로 가르친 공로를 인정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셸은 제대로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 학생들과 오로지 손으로 대화하면서 복잡한 화학을 가르쳤다”며 “이 학교가 생긴 후 135년 만에 대학 과정인 고급 화학(AP Chemistry)도 청각장애 학생들에게 배우도록 도전정신을 일깨웠다”고 강조했다.

청각장애 학생들에게 비장애 학생들도 어려워하는 고급 화학과 고급 수학인 캘큘러스(AP Calculus) 과목을 배우라고 권유하자 한 학생이 “왜 그래야 하느냐”고 물었다. 시어러 교사는 “왜냐하면 넌 할 수 있으니까”라고 대답했다고 오바마 대통령은 소개했다.

미셸은 청각장애 학생들이 배울 엄두도 못 낼 확률과 통계 같은 어려운 수학 과목도 가르쳤다. 이 학교에서 4년 동안 청각장애 학생들을 가르친 그는 2006년 인근 어배나고등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처음 이곳에서 고급 화학을 가르칠 때는 11명의 학생만 등록했지만 올해는 92명이 수강하고 있다. 학생 90%가 고급 화학 시험을 통과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어러 교사가 청각장애 학생들을 가르친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을 하느냐에 따라 미국의 장래가 결정될 것”이라며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미셸 같은 교사들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어러 교사는 이날 연설에서 “교사들은 여러 학생에게서 다양한 요구를 받지만 교사는 학생에 대한 사랑과 동정, 헌신으로 학생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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