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동생, 수고했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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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퇴임 기브스 대변인 마지막 브리핑 등장
넥타이 빌려 맨 일화 공개 등 각별한 작별인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50)의 핵심 참모였던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40)이 11일 퇴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입’뿐 아니라 정책에 대한 조언자 역할도 같이 했던 기브스 대변인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고 강연활동을 한 뒤 내년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 백악관 대변인은 시사주간 타임지에서 20여 년간 재직하다 2008년부터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의 공보담당으로 일한 제이 카니 씨가 맡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4년 일리노이 주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할 때부터 동고동락해온 기브스 대변인의 ‘마지막’ 브리핑을 빛내주기 위해 11일 백악관 브리핑룸에 깜짝 게스트로 등장했다. 그는 “기브스의 퇴임이 오늘 가장 중요한 퇴임은 아니죠”라는 유머로 말문을 열었다. 이날 전격 사임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사임을 염두에 둔 말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원의원 경선에서 승리한 뒤 참모진을 좀 늘려야 했는데 돈이 별로 없었다”며 “빠듯한 살림에 겨우 채용할 수 있었던 사람이 기브스였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자신을 일약 전국적인 스타로 떠오르게 했던 2004년 7월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착용했던 넥타이에 얽힌 일화를 꺼냈다. “넥타이를 5, 6개 샀지만 미셸(영부인)은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다고 했다”며 “연단에 오르기 직전 베스트드레서인 기브스의 넥타이를 빌려 맸다”고 말했다. 11일 기브스 대변인에게 당시 빌렸던 연한 하늘색에 하얀 점이 박힌 넥타이와 사진을 액자에 넣어 선물한 오바마 대통령은 “동생(brother), 수고했어”라며 뜨거운 포옹을 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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