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인간 깨운 사랑의 노래… 中대륙 눈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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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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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쓰러진 아내 곁서 노래
3년반 만에 눈물로 첫 반응 다시 5년후 의식 회복 기적··· ‘남편 돌볼’ 딸도 낳아

■ 장위화-쑹위환 부부 화제

장위화 씨(38·왼쪽)와 쑹위환 씨(36) 부부의 다정한 모습. 사진 출처 바이두
장위화 씨(38·왼쪽)와 쑹위환 씨(36) 부부의 다정한 모습. 사진 출처 바이두
중국에서는 요즘 상유이말(相濡以沫·마른 강의 물고기가 침으로 서로의 입을 적셔준다는 뜻으로 특히 부부간의 지극한 사랑을 비유)이라는 4자성어에 걸맞은 산둥(山東) 성 부부의 감동 스토리가 화제다.

랴오청(聊城) 시의 장위화(張玉華·38) 씨는 호텔에서 진행하는 행사 사회를 보고 노래를 불러 주는 직업으로 인기를 끌던 1999년에 당시 호텔 안내데스크에 근무하던 쑹위환(宋玉煥·36) 씨와 결혼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신혼생활이 얼마 지나지 않아 부인이 갑자기 쓰러진 후 의료진으로부터 소생할 가능성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말로만 듣던 식물인간이 됐다. 부인이 큰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는 동안 생계가 어려울 정도로 빈털터리가 되자 장 씨는 부인을 데리고 부모가 사는 시골로 내려간다. 비바람도 제대로 막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고 누추한 집에서 장 씨는 부인의 치료를 위해서라면 누구라도 찾아가 돈을 얻고 무릎을 꿇고 도움을 청했다.

추운 겨울 온기도 없는 방에서 장 씨는 자신의 웃옷을 부인에게 입히고 몸을 끌어안아 따뜻하게 해주면서 ‘너 없이는 못 살아(不能沒有니)’ ‘365개의 축복’ 등의 노래를 부르고 또 부르면서 이겨냈다. 처가 식구들마저 이제는 포기해도 된다고 했지만 장 씨는 “사랑하기 때문에 일평생 이런 모습이어도 그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이 통했을까. 식물인간 3년 반이 지난 어느 날 부인은 장 씨가 노래 부르는 동안 눈물을 흘리며 반응을 했다. 그 후로 5년이 지난 후 부인은 기적처럼 의식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부부는 이때 다시 한 번 기적을 만들어낸다. 부인은 “내가 죽으면 남편을 돌볼 딸을 낳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의사들도 “출산이 쑹 씨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거들었다. 올해로 딸은 두 살 반이 되었고, 쑹 씨도 휠체어를 타고 방송에 나와 지난 일을 얘기할 정도로 회복됐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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