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작품 작가 여러 명일때 드라마質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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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주몽’ 작가 최완규 씨 “제작시스템 변해야”

드라마 ‘허준’ ‘올인’ 등을 집필한 최완규 작가는 “‘허준’ ‘주몽’ ‘상도’ 등 집필한 사극의 공통점은 역사적인 사료 자체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참고할 사료가 적어 힘든 점도 있었지만 작가적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드라마 ‘허준’ ‘올인’ 등을 집필한 최완규 작가는 “‘허준’ ‘주몽’ ‘상도’ 등 집필한 사극의 공통점은 역사적인 사료 자체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참고할 사료가 적어 힘든 점도 있었지만 작가적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지금도 일주일에 방송되는 드라마가 30편이 넘습니다. 종합편성채널이 생기면 드라마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제작 인프라는 아직 갖춰져 있지 않아요.”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21층 인촌라운지에서 열린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6번째 강의에서 강연자로 나선 최완규 작가(46)는 “앞으로 드라마 제작 시스템의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작가 여러 명이 한 작품을 함께 작업하는 할리우드식 작가 시스템이 더욱 좋은 드라마를 만드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994년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서 5개월 동안 숙식을 해결하며 집필한 드라마 ‘종합병원’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허준’ ‘주몽’ ‘올인’ 등 히트 드라마를 썼다.

거의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한 그는 2005년 할리우드식 작가 시스템을 본뜬 드라마 제작사 ‘에이스토리’를 만들었다.

“16년 전 드라마 ‘종합병원’을 쓰고 나서 ‘ER’라는 미국 드라마를 보게 됐다. 그리고 그때 그 드라마의 작가가 20명도 넘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할리우드식 작가 시스템에서 여러 명의 작가가 쓴 내용을 통일성 있게 이끌어가는 크리에이터의 역량만 뒷받침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이 시스템이 성공할 수 있다.”

최 작가는 최근 사극의 역사 왜곡과 부실한 고증 등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고구려 고대사 같은 경우만 해도 연구가 거의 되어 있지 않다”며 “‘주몽’ 등 사극에 대한 비판에 앞서 고대사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청소년들이 읽을 수 있는 쉬운 역사서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스스로 ‘심각한 TV 중독자’라는 그는 “작가생활을 마감하기 전까지, 은행에 저금이라도 해둔 것처럼 시청자들이 행복하게 기다릴 수 있는 드라마를 또 한 편 쓸 수 있기를 바란다”며 웃었다.

종합편성채널을 준비하고 있는 동아일보가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올바른 이해와 분석을 위해 마련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은 총 8회에 걸쳐 매주 금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17일에는 안민호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가 ‘드라마로 들여다보는 사회가치 및 문화의 변화’를 주제로 강연한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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