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고마워… 명랑소녀 영희야 잘가”

  • 입력 2009년 5월 14일 02시 57분


故장영희 교수 장례미사

“많은 이에게 희망 전하는 명랑 소녀로 살자고 나와 다짐했던 영희. 천국으로 가는 계단에서 ‘미안해요’하고 웃고 있네요. 꽃을 든 천사여. 편히 쉬소서. 지상에 두고 간 그의 향기 속에 슬픔 중에도 위로 받으며 그리움을 달랩니다. 영희야 잘가, 그리고 사랑해.”

고 장영희 서강대 영미어문 영어문화학부 교수의 친구 이해인 수녀가 지은 추모시가 낭독되자 성당은 흐느낌으로 가득 찼다.

9일 사망한 장 교수의 장례미사가 13일 오전 서강대 성이냐시오 성당에 열렸다. 이 자리에는 장 교수의 가족, 동료 교수, 제자 등 600여 명이 참석해 장 교수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이날 오전 8시 20분 성당 로비에서 진행된 시작예식에서 장 교수의 가족들은 관을 어루만지며 “사랑해”, “고마워”라고 작별을 고했다. 오전 9시 고인의 관이 성당으로 입당하자 사람들은 일제히 일어서 성가를 부르며 장 교수를 맞았다. 장례미사는 유시찬 서강대 이사장과 공동사제단의 주례로 진행됐다.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조사(弔詞)를 통해 “장 교수는 암 투병을 하면서도 항상 밝은 자세로 주옥 같은 글을 써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줬다. 여동생처럼 ‘영희야’라고 부르고 싶다. 영희야, 수고했다. 잘가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장 교수의 제자 이경순 씨(영문과) 는 “단 한번만이라도 교수님 손을 잡고 걷고 싶었지만 혹여 목발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돼 떨어져 걸었던 기억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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