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3대에 걸친 한국 사랑

  • 입력 2008년 6월 17일 03시 04분


6·25전쟁에 참전한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며 ‘3대(代)’에 걸친 한국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미군 장교가 눈길을 끌고 있다.

한미연합사령부에서 연습계획장교로 근무하고 있는 데이비드 모건(37·사진) 소령이 그 주인공.

그의 할아버지인 워런 모건(1900∼1989)은 제1,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용사로 쉰 살이 넘은 나이에 6·25전쟁에 자원 참전해 미 군수지원함의 지휘관으로 활약했다.

모건 소령은 “할아버지는 평소 ‘한국은 아름답고 순수한 나라이고 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었는데 도와줄 수 있어 보람을 느꼈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또 부친인 존 모건(79) 씨도 1952년 포병장교로 임관한 뒤 6·25전쟁에 참전해 미 213야전포병부대의 관측장교와 포병중대장을 지냈다. 존 모건 씨는 종전 이후 1년간 한국군 교관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런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모건 소령도 1991년 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 근무를 자원해 미2사단 전차대대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나중에 한국에서 근무할 기회를 꼭 가져보라’는 할아버지의 생전 조언에 따른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2년간의 한국 근무를 마치고 귀국한 모건 소령은 1996년 텍사스에서 만난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2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그는 “아내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 프러포즈했다”며 “이만하면 할아버지와 아버지보다 더 뜨거운 한국 사랑이 아니냐”며 웃음을 지었다.

이후 독일과 본국 근무를 거쳐 2005년 한국으로 다시 부임한 모건 소령은 미 2사단 작전장교를 거쳐 2년 전부터 현 직책을 맡아 한미연합훈련을 총괄 계획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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