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경기에 지면 치어리더 탓해요”

  • 입력 2007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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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여기서는 중국 팀이 이겼으면 하죠. 중국에는 미신을 믿는 사람이 많아 경기에 지면 ‘치어리더 때문에 재수가 없어서 졌다’고 말하기도 하거든요.”

28일 프로농구 한중 올스타전이 열린 중국 장쑤 성 우시스포츠센터. 신나는 음악에 맞춰 율동을 선보이는 중국 치어리더 사이에서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띈다. 지난해부터 중국 올스타팀의 치어리더들을 이끌고 있는 조수진(33) 씨.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중국 응원단을 이끈 중국 치어리더 댄스팀 ‘서우전즈우(守鎭之舞)’의 리더로 유명해진 인물.

조 씨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제자 70명 가운데 10명을 선발해 일주일간 ‘특별 훈련’을 시켰다. 특히 이번 치어리더 가운데는 3개월 전 조 씨를 찾은 한국인 2세 예단(23) 씨도 있다. 한국인 어머니와 러시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예단 씨는 2년 전 중국에 와 에어로빅 강사로 활동 중이다.

한편 인천 토박이인 조 씨는 문일여고 졸업 후 에어로빅 강사로 활동했다. 그러다 1994년 만 스무 살에 중국으로 건너갔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고 평소 중국어를 배우고 싶었던 터라 중국에 터전을 닦기로 했죠. 처음 1년 반 동안은 무척 힘들었지만 그동안 흘린 땀이 아까워 그만둘 수가 없었어요.”

중국에서 안무 실력을 인정받은 조 씨는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베이징텔레비전(BTV) 에어로빅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며 한때 중국에 에어로빅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현재 중국농구협회(CBA)와 계약하고 중국 16개 농구팀의 공연을 책임지고 있다.

조 씨와 예단 씨는 30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릴 2차전에서 한국 팬들을 찾는다.

우시=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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