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석영환씨, 김일성장수硏 출신 南서 병원 내

  • 입력 2002년 7월 8일 18시 40분


“북한의 한의학은 X레이 촬영 등 현대의학을 적용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앞으로 남북한의 한의학을 접목시켜 한의학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북한 출신의 한의사 석영환씨(石英煥·38·사진). 북한 청암산연구소(일명 김일성장수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할 정도로 북한에서 인정받는 한의사였던 그가 최근 서울 종로구 종로5가에 한의원을 개업했다.

청암산연구소는 고(故) 김일성(金日成) 주석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건강을 주로 다루는 것으로 알려진 동의과학원 부설기관으로 북한에서도 비밀에 싸인 장수의학 연구소.

석씨는 평양의과대학 한의학과를 졸업한 인텔리. 더구나 그의 아버지는 김 국방위원장 호위사령부의 고위 장교라 남한에 귀순하기 전까지 북한에서 최고위층 인사만 거주할 수 있는 평양 창광 거리의 방 7개짜리 최고급 아파트에서 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그런 그가 북한 생활을 포기하고 한국 귀순을 결심한 것은 북한 정치에 대한 환멸 때문. 98년 10월 부인과 함께 어렵게 휴전선을 넘어 귀순했지만 한국 생활은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중요 인물로 분류돼 통상 3개월 정도인 관계기관 조사를 1년 가까이 받고 사회로 나왔지만 북한의 한의사 자격이 한국에서 인정되지 않아 생활이 막막했다.

그는 부인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로 독학으로 한국의 한의사시험을 공부해 올 2월 한의사 자격을 따 겨우 한의원을 개업할 수 있었다.그는 “의외로 한국에도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의사로서 무료진료 등 봉사활동도 꾸준히 펼쳐 어렵게 북한에서 넘어온 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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