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박영석씨『히말라야「14大봉」정복 내년엔 완결』

  • 입력 1999년 5월 26일 19시 17분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왔지만 내년까지 히말라야 자이언트 14봉 완등목표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12일 세계 세번째 고봉인 칸첸중가봉(8,586m) 정상에 올라 히말라야 8천m급 자이언트봉 열번째 등정에 성공한 박영석씨(36·동국대OB)는 24일 귀국하자마자 이같이 포부를 밝히며 그의 끝없는 도전의지를 보여줬다.

그는 이번 등정에서 죽을 고비를 두번 넘겼다. 하나는 13시간이 넘는 정상 정복과정에서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설맹’에 걸린 것. 또 하나는 하산길에 캠프로 곧바로 복귀하지 못하고 8천1백m 설사면에서 ‘비박’을 한 것. 보통 8천m이상 고지의 눈구덩이에서 잘 경우 동상이 걸려 손가락이나 발가락몇개를잘라야할 정도가돼‘살아남으면천운’이라는 게 산악인들 사이의 정설.

그는 무사 귀환할 수 있었던 것을 ‘칸첸중가 여신’의 보살핌이라고 믿고있다. 하지만 그가 이런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지난해 시각장애인 아일랜드피크등반대의 원정대장을 자청, 시각장애인의 산행노하우를 터득했기 때문.

그는 6월 브로드피크(8,463m), 10월 시샤팡마 주봉(8,026m), 마칼루봉(8,463m)에 연속 도전해 ‘철인행군’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의 계획대로라면 올해안에 자이언트 14봉 중 13봉을 정복하고 내년 여름 마지막 K2봉(8.611m) 도전만 남게 된다.

그는 브로드피크 원정때 두아들 중 장남 성우군(서울신북초등교 3년)을 동반할 예정이다.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을 벌여야하는 등반가들에게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가장 참기 어려운 것인 동시에 정상을 밟을 수 있는 원동력.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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